현대인의 고독감이 스크린에서 뚝뚝 묻어나는 영화가 곧 개봉된다. 홍성은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 <혼자 사는 사람들>이다. 최근 열린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부문의 배우상(공승연)과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 등 2관왕을 차지한 독립영화이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홍성은 감독과 주연배우 공승연, 정다은, 서현우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영화는 카드회사 콜센터의 유능한 직원 진아(공승연)의 쓸쓸하고 고독한 삶을 따라간다. 하루 종일 헤드셋을 쓴 채 진상고객을 응대하는 진아의 단조로운 삶은 아버지와의 불화 아닌 불화, 어쩌다 마주치는 아파트 이웃 주민과의 일로 복잡해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이웃에게 일이 생긴다.
‘혼자 사는 사람들’에서는 ‘고독사’가 다뤄진다. 이에 대해 홍성은 감독은 "20대 중반부터 자취 생활을 했다. 체질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고독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눈물이 나더라. 혼자 사는 삶이 완벽한줄 알았지만 너무 쉽게 무너질 수 있겠더라. 혼밥, 혼술이 유행했을 때인데 남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혼자라는 것이 불안하고, 공감받고 싶은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런 고민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주인공 진아를 연기한 공승연은 “사실 진아에게 공감이 되면서도 공감이 안 되는 부분도 있었다.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 표정도 없고 말도 없다. 섬세한 감정 표현을 할 때 감독님과 함께 현장 편집본을 보면서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콜센터 직원을 연기한 공승연은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공부했다. 연기할 때 어려웠던 것은 감독님이 표정 없이 하이톤 목소리 연기를 주문한 것이다. 표정을 빼고 목소리만 높여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혼자 사는 사람들’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한 공승연은 “그동안 ‘몇 년차 배우’라는 말을 들을 때 내가 과연 그 연차에 맞는 배우일까 고민이 컸었다. 배우로서 상을 받은 적도 없었다. 그래서 수상 때 눈물이 많이 났다. 모든 것은 홍성은 감독의 덕분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다은은 콜센터로 새로 들어온 후배 수진을 연기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각자 사연도 있고 다른 삶이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잘하고 싶지만 따라주지 않는 캐릭터가 현실적이라서 공감이 많이 갔었다.”고 말했다.
서현우는 공승연이 사는 아파트 이웃집에 새로 이사 온 남자를 연기한다. “이 영화 찍을 때 다른 작품을 촬영하면서 다리를 다쳤다. 감독과 의논 끝에 목발을 짚는 설정을 갖게 됐다. 영화를 보니 의외로 잘 어울린다.”며 “영화를 보면서 많이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홍성은 감독의 <혼자 사는 사람들>은 19일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