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마>는 1982년 한국 영화계를 뒤흔든 <애마부인>의 제작 과정을 빌려, 80년대 충무로의 뜨거운 열정과 시대적 부조리를 경쾌하면서도 날카롭게 그려낸다. 전두환 정권의 '3S 정책'이 기승을 부리던 시절, 신성영화사 대표 구중모(진선규)는 파격적인 성인 영화 <애마>를 기획한다. 지긋지긋한 에로물에서 벗어나고픈 톱스타 정희란(이하늬)과 주체적인 여성상을 꿈꾸는 신인 감독 곽인우(조현철), 그리고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신인 여배우 신주애(방효린)가 얽히며 영화는 활기를 띈다.
작품은 당시 문공부의 서슬 퍼런 사전 검열과 청와대의 압박 속에서 '창의적'으로 성애물을 찍어야 했던 영화인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36군데나 난도질당하는 시나리오, 검열을 피하기 위해 동원된 과장된 신음과 무의미한 자연풍광 등은 그 시절의 서글픈 초상이다. 이해영 감독은 이러한 부조리를 고발하는 동시에, 정희란과 신주애의 미묘한 관계를 통해 여성 서사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과거 '방화'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한 감성과 김종수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은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애마(愛馬)'가 '애마(愛麻)'로 바뀌어야 했던 실화 바탕의 에피소드는 당시의 촌극을 효과적으로 풍자한다. 컬러 TV에 맞서 에로티시즘으로 승부수를 던졌던 80년대 영화인들의 고민은, 멀티플렉스 시대를 지나 OTT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의 창작자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박재환영화리뷰.800자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