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지역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탈레반에게 납치되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인질 석방을 위한 대한민국 정부당국 교섭팀이 나선다. 외교관 정재호(황정민)와 국정원 요원 박대식(현빈), 그리고 현지어(파슈토어)를 아는 카심(강기영). 임순례 감독의 신작 <교섭>이다. 영화 <교섭>은 피랍된 인질들이 아닌, 그들을 구하러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2023년 기대작 <교섭>의 제작보고회가 어제(20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성수에서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황정민, 현빈, 강기영 배우와 임순레 감독이 참석했다.
임순례 감독은 "외국에 인질로 잡혀있는 23명의 국민을 구하기 위해서 외교부와 국정원이 합심하는 이야기다"라며 "'제보자'에서도 민감한 소재를 다뤘었다. 그런데 같은 제작자가 또 민감한 소재로 영화를 하자고 하더라. 처음에는 거절했다. 하지만 한 곳에 치우친 종교나 신념을 따라가기보다는 가운데 서서 양쪽에 요소들을 다 볼 수 있겠다 생각했다. 외교관, 국정원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 가면 밸런스를 갖춘 영화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만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황정민은 인질석방 협상을 맡은 외교관 정재호를 연기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이후 21년 만에 다시 임순례 감독과 영화를 찍은 황정민은 “임순례 감독님은 내가 영화를 시작할 수 있게 첫 시작을 열어준 은인이다. 작품은 인연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제 다시 함께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황정민은 처음으로 외교관을 연기한다. "엘리트까지는 아니고 그냥 외교관이다. 정직하고 원칙대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인물이다. 일단 욕은 안 한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현빈은 중앙아시아와 중동지역 전문 요원으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교섭에 임하는 국정원 요원 박대식을 연기한다. 이날 촬영 때처럼 수염을 기르고 참석한 현빈은 "박대식을 연기하면서 외적으로 이질감이 느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랜 시간 중동에 머문 인물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현지화가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수염이나 피부색, 헤어스타일, 옷 스타일 등 외형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강기영은 아프가니스탄 뒷골목에 살아남은 잡초 같은 한국인 ‘카심’을 연기한다. "대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많이 배웠다. 저는 그냥 연극영화과 학생이었다. 지금도 임순례 감독님과 두 선배님 사이에 앉아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번 기회로 한국 영화의 루키가 되고 싶다"고 야망을 밝히기도. 극중 외교관과 국정원을 위해 현지어를 통역을 맡게된 강기영은 자신의 파슈토어 연기에 대해 "황정민 선배는 영어를 하고 저는 파슈토어를 한다. 그런데 사실 파슈토어는 아무도 모르지 않나. 저는 조금 틀려도 눈치 못 챈다. 영어는 많이 아시니까 선배님이 부담이 됐을 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준비했다. 노래 가사를 외우듯, 랩을 하듯 외웠다"고 말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주목받은 강기영의 코믹 연기가 기대된다. 강기영은 "코로나 시국이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저에게도 나름 계획이 있었는데, 원래는 '교섭'이 일찍(먼저) 개봉할 줄 알았다. '우영우'가 너무 잘 돼서 '교섭'의 홍보나 마케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섭>은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요르단에서 촬영되었다. 코로나가 세계를 멈추게 하면서 힘들게 찾은 장소이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마션>, <스타워즈> 등을 찍은 와디럼 사막과 쨍한 햇빛, 암석으로 된 산악 지형, 도심과 빈민가 등 아프가니스탄의 특색에 맞는 지역을 다 갖춘 곳이라고 제작진은 자신했다. 한편 파슈토어는 강기영만 하는 것이 아니란다. 임순례 감독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찍을 수가 없으니,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중동계)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그들에게 파슈토어를 가르치며 촬영을 했다.”고 밝혔다.
황정민은 "코로나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비행기가 없어서 전세기를 띄워서 공항에 내렸는데 공항에 저희들만 있었다. 곧바로 호텔에서 자가격리 했었다.“ 임순례 감독은 "현지의 양고기가 유명한데 전 고기를 먹지 못해서 밥솥을 가져가 밥을 해 먹었다"라고 말했다. 황정민도 현지에서 오이지를 담고, 반찬을 만들었다고. 현빈은 "황정민 형님이 요리를 많이 해주셨다"고 특별한 해외 로케 경험을 전했다.
한편 손예진 출산 후 처음 공식석상에 선 현빈은 "'교섭'은 결혼 전에 촬영한 작품이다. 앞으로 어깨가 조금 더 무거워질 것 같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제가 맡은 일을 열시히 해나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황정민, 현빈, 강기영이 출연하는 임순례 감독의 기대작 '교섭'은 내년 1월 18일 개봉한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사 수박/ 원테이크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