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훈 감독의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조선 건국 초기를 배경으로, 고래가 국새를 삼켰다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해양 액션 블록버스터다. 위화도 회군에 반대해 산적이 된 장사정(김남길)과 해적단을 이끄는 여장부 여월(손예진)이 사라진 국새를 찾아 바다로 향하며 벌어지는 소동극을 그린다. 국새 탈환을 위해 얽히고설킨 산적, 해적, 그리고 관군의 삼파전이 시종일관 유쾌한 에너지로 펼쳐진다.
영화는 <명량>과 <군도>가 장악한 여름 극장가에서 '오락 영화의 본령'에 충실하며 독자적인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특히 해적에서 산적으로 이직한 철봉(유해진)이 선보이는 '고래 묘사' 코미디는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며 극의 활력을 더한다. 할리우드 대작에 뒤처지지 않는 고래 CG와 대규모 해상 전투 신은 한국 영화 기술력의 성장을 증명하며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정통 사극의 무게감 대신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택한 이 작품은 여름방학용 오락물의 미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조공과 책봉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풍자하면서도, 마지막 순간 왕에게 일침을 가하는 장사정의 모습을 통해 민초들의 기개를 담아내는 영리한 구성을 취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막힌 개봉 타이밍이 맞물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한국형 해양 어드벤처의 수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재환.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