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즐겁다. 아이들의 눈은 사소한 것들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을 만큼 순수하고, 큰 이해 없이도 타인을 용서할 수 있을 만큼 관대하다.
영화 '아이들은 즐겁다'(감독 이지원)는 아이들의 순수한 시절과 포용적인 시선이 담긴 작품이다. 주인공 다이(이경훈 분)는 어릴 적부터 아픈 엄마(이상희 분)로 인해 병원과 학교를 오가다 엄마의 빈 자리에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건강 상태가 악화된 엄마는 요양 병원으로 가게 되고 엄마가 보고 싶었던 다이는 반 친구들과 함께 엄마를 찾아가기 위한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작품 속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등장한다. 처음 다이에게 손을 내미는 친구들인 민호(박예찬 분)와 유진(홍정민 분), 그리고 집에서 끊임없이 공부 압박을 받으며 주말까지도 끝없이 학원을 다니는 재경(박시완 분), 매사에 탐구하길 좋아하는 똑똑한 시아(옥예린 분)도 있다. 어린 시절 어디서 본 것만 같은 아이들은 다이의 곁을 지키기도, 혹은 그와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 끝에서 서로를 용서하고 그들만의 온기 어린 결속력을 보인다. 그저 다이의 엄마를 만나게 해줄 것이라는 선한 마음에서 시작한 여정은 사적인 욕심 없이 이 순간을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이어진다.
어른이 원한다고 시간을 되돌려 아이가 될 수 없듯, 아이 또한 원한다고 빨리 어른이 될 수 없다. 작품 초반부에는 다이가 어른스러운 아이로 표현되지만 이는 '척'일 뿐, 막상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마주하는 순간 다이는 무너지고 만다. 이는 요양병원으로 옮긴 엄마의 병상에서 엄마가 먼저 가면 난 무서울 것 같다고 말하는 다이의 말에서도 드러난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다이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엄마가 없는 세계에서도 그가 따뜻하게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을 조명한다. 각자 인생의 출발선에 선 아이들이 용기 있게 선택을 내리고 서로를 돕는 모습, 아버지 또한 엄마가 없는 새로운 세상에서 다이를 지켜줄 것이라고 다짐하는 모습을 통해 제대로 된 어른과 제대로 된 친구들만 있다면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5월 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