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탈리티! 액션신의 완벽한 승리!
실사화를 이렇게 잘 해낼 줄이야. 전 세계 9천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인기 격투 게임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모탈 컴뱃'(감독 사이먼 맥쿼이드)은 격투 선수 콜 영(루이스 탄 분)이 자신이 선택받은 전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지구의 운명을 걸고 악당들과 싸우는 과정이 담겨 있다.
게임을 실사화한 작품들이 차례대로 망하는 수순을 밟는 가운데 낮아진 기대감 탓일까, '모탈 컴뱃'의 실사화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 격투 게임이 원작인 만큼 작품 속에는 다양한 능력치를 지닌 전사들이 등장한다. 스콜피온, 서브제로, 렙타일, 케이노, 소냐 블레이드, 리우 캉 등 높은 CG 기술로 구현된 전사들이 부딪히는 액션신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스콜피온과 서브제로의 대결은 불과 얼음, 원소의 싸움을 시각화한 스펙타클한 액션신으로 구현되어 관객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무삭제 예고편에서도 이미 공개된 장면 중 하나지만 스콜피온이 피를 흘리자 서브제로가 그것을 얼려 칼로 만든 후 휘두르는 장면은 압권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 관람 불가 작품인 만큼 피가 튀기고 살덩이들이 날아다니는 장면들이 밥 먹듯이 등장한다. 특히 각 캐릭터의 '페이탈리티'라고 불리는 필살기 기술이 등장하는 장면, 최후의 일격으로 상대 캐릭터의 목숨을 잔인하게 빼앗는 장면은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물론 캐릭터들이 지닌 서사를 모두 담을 수 없기에 이야기가 흘러가는 과정에서 떨어지는 개연성, 게임 캐릭터의 시그니처 멘트를 넣기 위해 만들어진 유치한 장면들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 구멍마저도 훌륭한 액션신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메워진다. 특히 사나다 히로유키, 아사노 타다노부 등 할리우드 작품에 자주 등장했던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은 깊은 몰입감을 상승시킨다.
결론을 내리자면, 당분간 내장탕은 못 먹을 작품이다. 잔혹성이 부각된 게임을 원작으로 했기에 피가 낭자하는 액션신에 거부감을 느낀다면 단연 선택하지 말아야 할 작품이다. 하지만 알맹이 없이 쏟아져왔던 게임 실사화 작품에 지쳐 있다면 이번 작품은 당신의 마음에 강력한 한방, 페이탈리티를 날리는 작품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2021년 4월 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