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30회를 맞이하여 새로운 경쟁부문을 신설했다.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는 비경쟁 국제영화제를 지향하며 뉴커런츠나 비전 등 한국 독립영화나 아시아영화들에 대한 시상식은 있었지만 장편영화에 대한 시상식은 따로 하지 않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박광수 이사장 체제가 들어서고, 30주년의 위상에 걸맞은 BIFF의 영화상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한 것이다. 올해에는 아시아 주요 작품 14편을 초청해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에서 '부산어워드'를 시상한다. 수상자에게는 태국의 감독이자 설치미술가인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디자인한 트로피가 수여된다. 깐느 황금종려상, 베를린 금곰상, 베니스 금사자상 같은 부산의 트로피가 마련된 것이다.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기자회견실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역사적인 첫 경쟁부문을 심사할 심사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추격자>와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고, 홍콩 출신의 대배우 양가휘, 인도의 배우 겸 감독 난디타 다스, 이란의 대표적인 시네아스트 마르지예 메쉬키니 감독,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 인도네시아 프로듀서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그리고 한효주 배우가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나홍진 감독은 “미천한 역량 가졌는데 은사님이기도한 박광수 이사장님의 요청으로 심사를 맡게 되었다. 부담이 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년간 작품을 만들고 있는데, 고생해서 작품 완성하고 출품해 주신 경쟁작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담아 감사 전하고 싶다. 최선을 다해 심사에 임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양가휘 배우는 “올해 출연한 영화로 부산에 왔다. 영화제는 전 세계에서 다양하고 훌륭한 작품이 온다. 그중 한 작품을 고른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기준을 정하는 건 힘들겠지만 가장 훌륭한 작품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코고나다 감독은 “사람에 따라 연기, 디자인, 감정 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대화를 통해 그 균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효주는 “어릴 때부터 동경하고 팬의 입장에서 응원하며 바라본 영화제였다.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심사위원이라고 해서 도망치고 싶었다. 하루 서너 편씩 영화를 보는 사람이어서 영화 보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심사는 어려운 일이다. 훌륭한 심사위원분들과 좋은 심사평 나누면서 심사하겠다.”며, “어쩌다 보니 막내 심사위원이 됐다. 젊은 시선으로 볼 수 있게, 공정한 심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부산어워즈’ 후보에 오른 작품은 장률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 스리랑카 비묵티 자야순다라 감독의 '스파이 스타', 중국 비간 감독의 '광야시대', 일본 미야케 쇼 감독의 '여행과 나날', 이란 하산 나제르 감독의 '허락되지 않은', 쩌우스칭 감독의 '왼손잡이 소녀', 대만출신의 배우 서기의 연출 데뷔작인 '소녀', 임선애 감독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나가타 고토 감독의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 타지키스탄의 이저벨 칼란다 감독의 '또 다른 탄생', 이제한 감독의 '다른 이름으로', 일본 시가야 다이스케의 데뷔작 '고양이를 놓아줘', 한창록 감독의 데뷔작 '충충충', 유재인 감독 데뷔작 '지우러 가는 길' 등 14편이다. 

나홍진 심사위원장은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가 많고, 이번 출품작들도 결들이 너무 다르다. 정말 열어봐야 알 것 같다. 꼼꼼하게 챙겨보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26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부산어워즈 시상식은 폐막식 당일에 발표된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