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풍추영
한때 육해공을 누비던 성룡이 황금기 홍콩 영화의 활력을 품고 돌아왔다. 래리 양 감독과 <라이드 온>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포풍추영>은 유내해 감독의 <천공의 눈>(2007)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 영화 <감시자들>로도 익숙한 이 서사는 최첨단 감시 체제와 아날로그적 집념이 충돌하며 발생하는 장르적 쾌감을 마카오를 배경으로 새롭게 펼쳐낸다.
영화는 최첨단 감시망 ‘Eye in the Sky’를 비웃듯 대형 범죄를 성공시키는 정체불명의 도둑들과 이들을 쫓는 경찰의 대결을 그린다. 마카오 사법경찰국은 은퇴한 황더중(성룡)을 복귀시키고, 그는 신참 허추궈(장쯔펑)를 비롯한 신세대 팀원들과 함께 지루하고도 치열한 잠복 작전에 돌입한다.
성룡은 이번에도 세대 간의 소통과 열정에 초점을 맞춘다. 비록 예전만큼의 속도감은 아닐지라도, 깨지고 엎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그의 ‘전업(專業) 정신’은 여전한 감동을 준다. 여기에 양가휘라는 거물급 배우가 뿜어내는 압도적인 카리스마의 악역 연기는 명불허전 홍콩 영화의 전설을 재확인시킨다.
래리 양 감독은 데뷔작 <산이 울다>에서 보여준 섬세한 드라마 투르기를 할리우드식 액션 문법에 녹여냈다. 최첨단 감시 장비와 마카오의 복잡한 골목을 누비는 동선은 시각적 재미를 더하며, 세븐틴의 준(문준휘)을 비롯한 젊은 배우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바람을 잡고 그림자를 쫓는다'는 제목처럼, 잡히지 않는 진실을 향해 발로 뛰는 형사들의 고단한 여정은 결국 인간의 의지로 귀결된다. 영화가 끝난 뒤 이어지는 성룡 전매특허의 NG 장면과 이스터 에그는 팬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선물이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상영작이다. (박재환영화리뷰.800자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