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당신에게 한 통의 전화가, 그것도 당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 있는 기회가 담긴 전화가 걸려온다면 당신은 그 부름을 거절할 수 있을까.
영화 '콜'(감독 이충현)은 시간을 뛰어 넘어 우연히 닿은 전화 한 통으로 인해 인생이 바뀌게 되는 두 여성의 서사를 담고 있다.
서연(박신혜 분)은 우연히 걸려온 전화 속 알 수 없는 여자의 말에 꺼림칙함을 느끼지만 이내 반복된 전화 속에서 발견한 단서로 발신자인 영숙(전종서 분)이 1999년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살고 있는 2019년보다 20년 전의 인물임을 깨닫고 그는 알 수 없는 현상에 매혹되기 시작한다.
이후 서로 전화를 주고 받으며 그들은 친구가 되는 듯 보이지만,점차 둘의 관계는 광기로 물들기 시작한다. 인생에서 제대로 된 친구 한 명 가지지 못하고 갇혀 있던 영숙은 서연에게 집착을 느끼게 되고 급기야 그는 자신의 미래를 바꾸며 동시에 서연의 미래까지 쥐락펴락하며 그를 협박한다.
'시그널'과 같이 시간을 뛰어 넘어 소통하는 인물들을 중심축으로 한 작품들은 대중들에게 익숙하지만, 두 인물의 대립과 광기 어린 스릴러를 표현한 작품은 많지 않았다. 그러기에 이 작품은 새로운 시도가 빛나고 더 나아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저마다의 다양한 서사를 품고 있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선보였기에 특별하다.
특히나 광기 어린 배우들의 연기 또한 돋보인다. 녹록치 않은 유년 시절을 겪은 후 꿋꿋하고 단단하게 자라오던 서연이 자신의 인생을 지키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잔인한 삶을 지켜내려는 영숙의 소름 끼치는 모습까지, 두 배우가 혼신을 다한 연기 호흡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숨죽이게 만든다.
우리 모두 언제나 후회하는 선택이 있다. '이런 선택을 했다면 내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졌을까'와 같은 후회들이 점철된 것이 삶이라는 존재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 옳고 그른 선택은 없다. 이 작품은 단지 인생이 선택과 그에 대한 책임으로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작품이 지닌 메시지는 자연의 섭리처럼 단순하다.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그리고 우리의 시간이 돌아온다고 해도 우리는 똑같은 후회를 다시 할 것임이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KBS미디어 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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