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가게
디즈니플러스 최고의 성과였던 <무빙>에 이어 강풀 작가의 또 다른 명작 웹툰 <조명가게>가 드라마로 탄생했다. <무빙>이 초능력자들의 존재를 세상 밖으로 꺼냈다면, <조명가게>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인 '림보(Limbo)'에 머무는 영혼들의 명운을 다룬다. 삶의 마지막 불꽃이 파르르 떨리는 그곳, 조명가게는 떠나야 할 자와 남아야 할 자들이 교차하는 운명의 장소다.
드라마는 사연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어두운 골목을 헤매다 불빛이 일렁이는 조명가게를 찾는 모습을 파편적으로 보여준다. 밤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지영(김설현)과 그를 지켜보는 현민(엄태구), 매일 전구를 사 오라는 엄마의 심부름을 하는 현주(신은수), 그리고 비 오는 날 사고를 낸 버스 기사 오승원(박혁권)까지. 이들은 저마다의 기억과 흔적을 안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전구를 찾는다. 조명가게 주인 원영(주지훈)은 그저 묵묵히 그들의 선택을 지켜볼 뿐이다.
중환자 병동 간호사 영지(박보영)의 시선을 통해 생과 사의 길목에 선 이들의 모습이 선명해질수록, 극은 짙은 슬픔과 함께 뜨거운 인류애를 건드린다. 강풀 작가는 가족, 연인, 친구라는 소중한 인연이 사고라는 극한의 상황 앞에서 어떻게 증명되는지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아무리 사랑하고 그리워해도 결국 맞이해야 하는 영원한 이별의 순간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신인 감독 김희원의 섬세한 연출력은 강풀의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만나 <무빙>을 뛰어넘는 인간 드라마를 완성했다. 사탕 하나로 이어지는 인연과 다음 세대를 향한 연결고리는 강풀 유니버스 속 인물들에게 영원한 생명력을 부여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랑을 깨닫는 찰나의 순간, 조명가게의 불빛은 우리에게 잊고 있던 소중한 가치를 환하게 비춘다. ... (박재환영화리뷰.800자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