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활명수'
코미디는 인간적이고 가볍지만, 장르를 규정하는 순간 어려워진다. 철학이나 교훈에 대한 강박 때문이다. 좋은 코미디는 그 간극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상황의 전복과 인식의 부조화를 노려야 한다.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원시적이고도 아방가르드한 코미디를 펼친다.
영화는 전설적인 <부시맨>과 <쿨러닝>의 계보를 잇는다. 구조조정 위기에 몰린 전직 양궁 국가대표 조진봉(류승룡)은 금광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데리고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 도전한다. 자메이카 봅슬레이팀의 분투처럼, 낯선 땅 서울에 떨어진 타가우리 전사들은 먹고 입는 모든 것이 서툰 상황 속에서 눈물겨운 특훈을 이어간다. 파리 올림픽의 열기를 떠올리게 하는 경기 장면은 익숙한 감동을 준다.
기획 단계에서 이 영화는 '대박'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 양궁의 명수와 국민 소화제 '활명수'를 연결한 재치, 한국 양궁의 위상과 배우들의 호화로운 라인업은 흥행의 금메달을 예고하는 듯하다. 류승룡, 진선규를 필두로 한 배우들은 적재적소에서 웃음 포인트를 조준한다. 어느 문화권에서나 통할 법한 열정과 극복의 서사는 글로벌 OTT 환경에 더 적합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남기는 뒷맛은 묘하다. 시카, 이바, 왈부가 한국에서 '볼레도르'를 알리는 과정은 유쾌하지만, 관객에 따라서는 웃음 뒤에 소화제가 필요한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아바타>적 감수성까지는 아니더라도, 문화적 차이를 다루는 방식에서 아슬아슬한 선을 타기 때문이다. 참가에 뜻을 둔 전사들처럼, 영화 역시 흥행 과녁의 정중앙보다는 존재 자체에 의미를 둔 듯한 인상이다. #800자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