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후 너는 죽는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6시간 후 너는 죽는다>는 정해진 운명과 이를 거스르려는 인간의 사투를 다룬 흥미로운 컨셉의 작품이다. 고달픈 삶을 버티며 20대의 마지막 생일을 맞이한 정윤(박주현)은 길에서 마주친 준우(재현)로부터 "6시간 후 너는 죽는다"는 충격적인 예언을 듣는다. 누군가의 죽음을 미리 보는 능력을 지닌 준우의 말을 믿게 된 정윤은, 남겨진 시간 동안 자신을 죽일 범인을 찾아 숨 가쁜 추적을 시작한다.
영화는 "인생은 어디로든 흘러간다"는 내레이션과 함께 택배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정윤의 모습을 통해 운명론적 세계관을 비춘다. 정윤은 과거의 스토커를 의심하고 형사 기훈(곽시양)의 도움을 받으며 죽음의 현장으로 다가가지만, 진실은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만큼이나 긴박하게 변주된다. 과연 인간은 컨베이어 벨트처럼 기계적으로 흐르는 시간의 끝에 예고된 비극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근원적인 질문이 극 전체를 관통한다.
배우 박주현은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발버둥 치는 가련한 청춘의 얼굴을 실감 나게 그려냈고, NCT 멤버 재현은 저주받은 능력으로 고통받는 준우 역을 무난히 소화하며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마쳤다. 죽음이 문 앞에 도달할 때까지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정윤의 모습은 보는 이에게 묘한 울림을 준다.
6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은 사과나무를 심기에도, 자신의 삶을 정리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일지 모른다. 영화는 운명의 가혹함보다는 그 운명에 맞서 한 걸음을 내딛는 청춘의 생존 본능에 집중하며 장르적 재미를 충실히 전달한다. 60년 뒤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결말은 결국 삶에 대한 의지가 운명을 이긴다는 따뜻한 위로로 다가온다. #800자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