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작 2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베르테르>(제작: CJ ENM)가 지난 1일,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랐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베르테르>는 클래식한 무대 연출, 음악, 연기가 완벽한 삼위일체(三位一體)를 이뤄 첫사랑에 대한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극의 배경인 도시 ‘발하임’을 거대 화훼산업단지로 설정한 뮤지컬 <베르테르>는 노란 해바라기를 전면에 내세워 시간이 지나도 한결같이 ‘롯데’만 바라보는 ‘베르테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나무 질감과 화이트 톤의 고풍스럽고 모던한 무대와 다양한 꽃을 활용한 소품들도 무대 곳곳에 배치해 ‘베르테르’의 사랑 이야기가 한 폭의 수채화에 그려지듯 섬세한 연출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초연부터 깊은 인상을 남긴 서정성 짙은 음악은 챔버 오케스트라(피아노1, 현악기10)로 애잔하고 깊이 있는 선율을 담아 ‘베르테르’의 고뇌와 사랑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고, 작품의 아름다움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20주년 기념 공연에서는 캐스팅도 화려하다. 순수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롯데’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베르테르’ 역을 맡은 엄기준, 카이, 유연석, 규현, 나현우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조광화 연출은 “엄기준의 ‘베르테르’는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아프고 격정적이며 먹먹하다. 카이의 ‘베르테르’는 품격과 절제가 공존하는데 그 안에 숨겨놓은 아픔이 더욱 상상되고, 유연석의 ‘베르테르’는 같이 ‘롯데’를 설득해주고 싶을 정도로 해맑고 응원하고 싶어진다. 사랑에 아파하는 규현의 ‘베르테르’는 달려가 토닥여주고 싶을 정도로 안쓰럽다. 나현우는 사랑에 신바람 나더니 금세 풀 죽어 울먹인다. 옛 생각 나게 하는 사춘기 ‘베르테르’다’”고 소개했다.
‘베르테르’의 해바라기 같은 사랑을 받는 ‘롯데’, ‘롯데’의 약혼자 ‘알베르트’, ‘베르테르’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하는 ‘오르카’, 낭만적인 정원사 ‘카인즈’도 더블 캐스트로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한편, 시대를 초월해 순수하고 절대적인 사랑의 가치를 전하는 뮤지컬 <베르테르> 20주년 기념 공연은 11월 1일(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 = '베르테르' 공연사진_베르테르 역 규현, 롯데 역 김예원 / CJ EN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