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1월 23일 오후, 승객 55명과 승무원 5명을 태운 대한항공 F27 여객기가 속초공항을 출발하여 김포공항으로 날고 있었다. 이 비행기는 홍천 상공에서 하이재킹 당한다. 사제폭탄과 칼을 든 납치범은 기수를 북으로 돌리라고 하고, 이제 한 시간 남짓, 항공사에 기록될, 그리고 남북분단사의 이면을 장식할 납치극이 펼쳐진다. 실제 일어났던 이 납치극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카트>와 <1987>의 각본을 쓴 김경찬 시나리오에 <아수라>와 <1987>의 조감독이었던 김성한의 감독데뷔작 <하이재킹>이다. 13일(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하이재킹>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작부터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창공의 액션신부터 시작하여 100분을 오롯이 사로잡는다. 영화 시사가 끝난 뒤 김성한 감독과 배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릴러로 감독 데뷔한 김성한 감독은 “실화를 충실히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에서 신파를 강조하지 않은 건 실화사건을 있었던 그대로 봐주셨으면 해서다. 먹먹함을 느끼셨으면 싶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정우는 납치된 여객기의 부기장 태인을 연기한다. 영화에서 언제나 여유있고 유머러스한 면을 보여주었던 하정우는 "자리를 봐가면서 MSG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서 그 무게감과 힘을 그대로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여진구는 납치범 용대를 연기한다. 1971년 극한의 남북상황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월북한 형의 존재로 언제나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핍박받아온 용대는 여객기에 오르고, 사제폭탄을 터뜨린다. 그 과정에서 ‘완전히 눈이 돌아간 연기’를 펼쳤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대해 ”폭탄이 터지기 전 용대의 감정과 상황에 몰입하니 눈빛이 해 보니 이후 눈빛은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동일은 여객기의 기장 규식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다큐멘터리처럼 웃음기를 싹 빼고 영화가 지닌 이야기를 표현하고 노력했다”면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2024년인 지금까지 민족 분단의 아픔이 이어지고 있다. 이 영화가 기록성이나 흥미 위주의 작품이 되기보다는 이를 본 모든 분이 먹먹함을 느끼면서, 영화가 끝나고 1분 정도만 앉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영화의 의미를 강조했다.
채수빈은 승무원 옥순을 연기하며 아수라장이 된 여객기에서 조종석과 좌석을 오가며 투혼을 불사른다. “선배님들을 믿고 따라가면 되니까 시작부터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고 현장에서 다 함께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논의하면서 많은 걸 공부할 수 있었다"고 이번 영화에 탑승한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 작품에는 김동욱이 공군 전투기 조종사로 특별출연한다. 하정우는 ”제작자와 이야기하다가 김동욱 배우 이야기가 나왔고, 내가 직접 연락했다. 흔쾌히 출연하겠다고 했다. 제가 주제넘게 출연료가 얼마 책정되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혀 웃음이 일었다.
영화 <하이재킹>은 6월 21일, 이례적으로 금요일에 개봉한다.
[사진=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 ㈜키다리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