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와 소설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 C.S.루이스가 만나 신의 존재에 대해 격론을 펼친다. 물론, 연극 무대에서 펼쳐지는 가상의 이야기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두 명의 학자 ‘프로이트’와 ’루이스’의 세기적인 만남을 성사시킨 연극 <라스트 세션(Freud's Last Session)>이 오는 7월 국내 최정상 배우들과 함께 한국 초연 무대를 올린다.
‘그라운디드’, ‘킬 미 나우’ 등 세련된 미장센과 흡인력 있는 연출로 주목받는 오경택 연출을 필두로 신구, 남명렬, 이석준, 이상윤이 이번 초연에 참여한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미국의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Mark St. Germain)이 아맨드 M. 니콜라이(Armand M. Nicholi, Jr.)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THE QUESTION OF GOD)』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으로,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을 배경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가 직접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에 기반한 2인극이다.
작가는 실제로는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을 무대 위로 불러내 신과 종교에 대한 도발적인 토론을 야기한다. 20세기 무신론의 시금석으로 불리는 ‘프로이트’와 대표적인 기독교 변증가 ‘루이스’는 신에 대한 물음에서 나아가 삶의 의미와 죽음, 인간의 욕망과 고통에 대해 한치의 양보 없이 치열하고도 재치있는 논변들을 쏟아낸다.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에는 독보적인 연기력의 국민 배우 신구가 캐스팅 됐다. 이 작품이 그의 연기 인생에 기념비적인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신구는 “생전에 언제 또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내 생애 도전하는 작품으로는 마지막이지 않을까”라며 이번 공연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또한 ‘그을린 사랑’, ‘알리바이 연대기’, ‘오이디푸스’ 등 국내 연극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군 작품마다 빛나는 존재감을 보여준 연극계 대부 남명렬이 ‘프로이트’ 역에 더블 캐스팅 됐다. 그는 최근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양태양 회장 역으로 출연, 장르와 역할에 구애받지 않는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편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작가이자 영문학 교수 ‘C.S. 루이스’ 역에는 ‘에쿠우스’, ‘엘리펀트 송’,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등 다양한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배우 이석준이 캐스팅 됐다. 독실한 신앙인으로 알려진 그는 일찍부터 『순전한 기독교』 등 루이스의 저서들을 탐독하며 캐릭터 분석에 나섰다.
여기에 연기 활동에 전념하고자 올초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서 하차한 배우 이상윤이 원조 뇌섹남의 이미지에 걸맞게 교수 ‘루이스’ 역을 맡아 정식으로 연극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지난해 동료 배우들과 자선 기부를 위한 공연 ‘올모스트 메인’에 출연하며 한차례 연극 무대를 경험한 바 있는 이상윤은 이번 <라스트 세션> 초연을 통해 연기자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유신론과 무신론에 대해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되는 논변들을 제시한 두 지성인의 뜨거운 만남이 기대되는 연극 <라스트 세션>은 오는 7월 10일,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한국 초연의 막을 올릴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신구, 남명렬, 이상윤, 이석준 (사진제공=파크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