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근영 감독의 영화 <모르는 이야기>가 지난 2일 정성일 평론가와 함께한 특별 GV를 가졌다.
영화 <모르는 이야기>는 환상적인 꿈에 매혹된 사람들의 끝 모를 자아 찾기를 그린 멀티판타지 시네마로,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주목한 신예 양근영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독립영화의 얼굴 배우' 정하담과 라이징 스타 배우 김대건이 각각 ‘기은’과 ‘기언’으로 분해 척추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 벗어나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매혹적인 꿈속에서 환상적인 여정을 떠나는 인물들을 연기한다.
정성일 평론가는 <모르는 이야기>에 대해 자유 연상처럼 진행되는 꿈속의 꿈, 상상 속의 상상, 상상 속의 꿈과 같은 영화의 진행 방식을 짚어내며 이 작품만의 독특한 전개 방식과 형식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시나리오의 매력이 무엇이었냐고 묻자 정하담 배우는 “읽고 나서 어떤 작품이 될지 상상치 못했던 이야기다. 그러나 척추 질환에 시달리는 ‘기은’, 패셔니스타 ‘기효’, 유튜버 ‘기지’ 등 여러가지 역할이 실은 한 인물이었다는 점이 매력이 있었다”며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정하담 배우와 전작에 이어 또다시 작업을 함께한 이유에 관해 묻자 양근영 감독은 “자연스러운 소통 관계, 각종 설명이 필요 없는 당연한 선택이었다”며 정하담 배우와의 협업에 대한 특별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성일 평론가는 이 영화를 볼 때 떠오르는 다양한 영화들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레퍼런스가 있었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양근영 감독은 “롤모델로 삼은 영화가 있다기보다는 장면별로 비주얼 레퍼런스로 참고한 작품들이 있다. 그리고 작품 준비 중에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삶과 창작이 같이 가는 인생과 예술의 유의성을 본받으려고 했다”라고 그의 창작관을 엿볼 수 있는 답변을 남겼다.
정성일 평론가는 로드무비, 서부극 같은 트럭 기사가 나오는 에피소드와 마치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백화점의 장면 등을 언급하며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작품 속 다양한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연결고리가 있는지 물었고 이에 양근영 감독은 “길을 잃는 것이 낫다. 길이 사실 없는 것 같다”고 전하며 “한 인간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을 담았다. 세상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지식을 쌓고, 타인을 구경하며 길을 잃고 헤매다가 어딘가에 도착해서 나를 만나는 흐름을 꿈으로 담았다”며 작품의 이해를 돕는 가이드와 같은 말을 전했다.
이어 정성일 평론가는 “영화에서 톤이 컬러에서 흑백으로 변하기도 하고 화면비도 바뀌는데 외형적인 변화로 관객들에게 어떤 효과가 일어나길 기대했는지” 물었고 이에 양근영 감독은 “영화 안과 밖의 경계가 없는 자유로운 느낌, 형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를 취하고 싶었다”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독특한 연출의 비화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성일 평론가의 “영화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면 좋을지, 작품을 해석할 수 있는 힌트를 줄 수 있겠냐”는 질문에 양근영 감독은 “언어로 표현하고 설명하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아마 어떤 면에서 한 사람이 점이듯이, 점은 물방울이기도 하고 물방울이 바다가 되는 것처럼 서로 다 연결이 되어있다”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인상적인 해석을 전했다. 정성일 평론가는 GV를 마무리하며 “이와 같이 뜻밖의 영화, 셀프 디스트럭티브한 자기 파괴적인 영화를 찍는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첫 영화로 자기 파괴적인 영화를 찍겠다는 결정을 내린 양근영 감독의 결단과 이 시나리오를 받고 출연하겠다고 결심한 정하담 배우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따뜻한 응원을 말을 전했다.
다양한 해석과 질문을 부르는 올해의 가장 판타지한 도발이 될 양근영 감독의 데뷔작 <모르는 이야기>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사진=마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