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김재규 안기부장의 총에 맞아 숨진다. 거사를 치른 김재규는 무슨 일인지 정승화 참모총장부터 찾는다. 김재규는 체포되고 정승화는 계엄사령관이 되고, 보안사사령관이었던 전두환은 1026사건 합동수사본부 본부장이 된다. 권력공백의 결정적 순간에 전두환을 신속하게 권력의 핵심부를 채워나간다. 그리고, 그해 12월 12일 밤, 계엄사령관 정승화를 체포한다. 그날 전방을 지키던 사단, 공수여단, 수도경비사령부의 군인들과 탱크들이 서울로 몰려와 ‘정승화 체포’ 수행과 저지를 위해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진다. 그날의 긴박했던 밤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아수라>로 생생한 지자체 부정부패비리의 현장을 전해주었던 김성수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서울의 밤>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영화는 1026이후, 신속하게 군권력과 대한민국 행정체계를 장악해가던 야망의 군인 전두광(황정민)과 그에 맞서는 수경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의 대립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김성수 감독과 배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김성균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이어졌다.
김성수 감독은 “1979년 12월 12일 밤, 고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그때 육군참모총장 관사가 있던 한남동에 살고 있었다. 총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가 봤었다. 그런데 그때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30대 중반이 되어 알게 되었다. 그렇게 쉽게 우리나라 군부가 무너져 내렸나 싶었다"고 <서울의 봄>의 역사적 순간을 회상했다.
이어 김성수 감독은 "총소리를 들었던 겨울밤으로부터 44년이나 지났는데도 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날의 사건이 한국 현대사에 운명적인 전환점이 됐는지 화두가 됐다. 오랜 숙제를 이 영화를 통해 여러분께 갈음해서 보여드린다고 생각한다"고 이 영화를 만든 소감을 밝혔다.
황정민은 신군부의 핵심 인물인 전두광 보안사령관을 연기한다."'서울의 봄' 시나리오 안에 모든 정답이 나와 있었다. 시나리오에 철저히 입각해서 만들어 낸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실존인물 전두환의 외형에 맞춰 민머리 연기를 한다. "특수 분장만 4시간 걸렸다. 콜타임이 아침 7시면 새벽 3시에 일어나야 되는 게 제일 힘들었다"며서 "비주얼적으로 부담은 없었다. 이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다"고 연기열정을 내비쳤다.
정우성은 신군부에 홀로 맞서 나라를 지키려 했던 군인정신에 충실했던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으로 분한다. 정우성은 “극중 이태신은 앙상블을 기대할 수 없는 외톨이였다. 전두광 패거리의 신을 보면서 기와 다양한 인간군상의 연기 하모니가 부러웠다. 전화기 너머로 (군사적 지원을) 호소하는 연기가 많았기 때문에 답답했다.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그 답답함이 다시 올라오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성민은 참모총장 정상호로, 박해준은 9사단장 노태건으로, 김성균은 헌병감 김준엽을 연기한다.
김성수 감독은 “처음 받는 시나리오는 잘 쓴 시나리오인데 역사 다큐멘터리만큼 너무 사실적이어서 고사했었다.”면서 “제가 생각한 상황들을 재연한 다음 여기 휩쓸렸던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상상력을 발휘해 극화시키고 관객을 몰아넣으려고 했다. 영화가 끝나면 궁금증이 생기고 진짜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찾아보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그날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재연을 목표로 삼지 않았다. 역사에서 출발했으나 많은 허구가 가미된 이야기이다. 제 해석에 입각한 시나리오를 배우들이 해석해 각자의 방식으로 훌륭히 표현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