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감독이 <밀정>에 이어 2년만에 신작 <인랑>으로 돌아왔다. 오사이 마모루 감독의 컬트급 ‘인랑’ 프로젝트를 한국식으로 새롭게 해석하며 여름 영화사냥에 나선 것이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인랑> 언론시사회에는 김지운 감독과 배우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최민호, 한예리가 참석했다.
김지운 감독은 “마니아들의 추앙을 받는 원작이 있기 때문에 두려움이 컸다. 원작의 아우라를 한국 배경으로 실사화 했을 때 어떤 것들을 구현해야할까 고민이 많았다”며 “원작의 방향대로 가지만 한국적인 정서, 통일 이슈를 접목했다”고 말했다.
일본 작품과의 차이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원작에 대한 오마주와 나의 새로운 해석이 공존하는 영화다”라며 “전개가 원작과 비슷하지만 새로운 캐릭터가 들어오면서 조금씩 결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원작의 방향대로 가지만 관계에 대한 새로운 긴장감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2차 대전 때 연합군의 일원이었고, (미국이 아니라) 독일의 핵공격으로 패전국이 되었다는 대체역사를 기반으로 한 일본원작과는 달리 이번 김지운버전에서는 남북통일의 준비단계에 접어든 한국을 배경으로 공안기관끼리의 암투를 그린다.
김지운 감독 작품으로서는 드물게 러브 라인도 펼쳐진다. 임중경(강동원 분)과 이윤희(한효주 분)의 러브 스토리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난 신파와 가장 거리가 먼 감독 중에 하나였다. 항상 건조하고 드라이했다. 하지만 인류의 휴머니즘은 우리가 로봇이 되지 않는 이상 가져가야 된다고 본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어떤 스타일과 주제로 보여줘야 하는지 생각이 들었다.”면서, ”결국 집단에서 나온 한 개인의 이야기이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인랑>의 비주얼을 담당하는 특기대의 특수복장-강화복-에 대해 김 감독은 ”강화복 만드는 데만 해도 제작비를 거의 다 썼다. SF라는 것 자체가 오지 않은 두려움, 미래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것으로 수위를 끌어올려 박진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코믹스릴러 ‘조용한 가족’(98)으로 데뷔한 김지운 감독은 그동안 느와르 ‘달콤한 인생’, 공포물 ‘장화,홍련’, 만주웨스턴 ‘놈놈놈’, 장르범죄물 ‘악마를 보았다’, 역사스릴러 ‘밀정’ 등 다양한 작품을 내놓았었다. <인류멸망보고서>라는 옴니버스 SF를 만들기도 했던 김지운 감독이 야심차게 도전한 디스토피아 한반도 액션물 <인랑>은 25일 개봉한다.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가 정면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