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가 창조해낸 대체역사 애니메이션 ‘인랑’(人狼)이 한국에서 실사영화로 리메이크된다. 오시이 마모루의 <인랑>은 이미 일본에서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로도 몇 차례 만들어져 컬트급 대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번에 <놈놈놈>과 <밀정>의 김지운 감독이 새로운 버전의 ‘인랑’에 도전한다. 그 도전에는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최민호가 함께 한다.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올 여름 초기대작 중 하나인 <인랑>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오시이 마모루의 <인랑>은 1950년대 일본이 독일의 점령하에 있다는 ‘대체역사’를 다룬다. 주인공은 시위진압 특경이었다. 김지운 감독의 <인랑>은 훨씬 현실적(!)이다.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 ‘섹트’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을 다룬다.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막히는 대결 속에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다.
김지운 감독은 "'인랑'(人狼)은 '사람 인'에 '이리 랑'을 써서 늑대인간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두 가지가 부조화된 성질인데, 영화를 보시면 주인공 임중경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인간의 모습과 늑대의 모습, 인간병기로 길러지며 또 그것을 강요하는 한 인물의 갈등과 내면에서 충돌하는 고뇌의 과정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이어 원작과 관련하여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이 갖고 있는 독보적인 무드와 허무적인 세계관, 그 모호한 게 원작이 갖는 특별한 지점"이라면서도 "관객은 그 모호한 점 때문에 답답한 게 있어서 액션이나 인물들의 감정으로 제 스타일의 답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감독 데뷔작 <조용한 가족>(1988)을 시작으로 <반칙왕>, <장화,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 등 자신만의 세련된 미쟝센으로 가득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온 김 감독은 ""제가 많은 장르를 해보면서 해 보지 못했던 것이 멜로드라마와 SF였다. 이것들을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강동원은 최정예 특기대원이자 인간병기 임중경 역을 맡았다. "어떻게 하면 임중경이라느 ㄴ캐릭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운동도 하고, 태닝도 해 봤다."며 캐릭터 해석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인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미지는 주인공의 복장. 이번 영화에서도 이 복장은 강동원의 눈빛과 함께 트레이드마크가 된다. 강동원은 40kg에 육박하는 강화복을 입고 촬영하느라 고생했다고 한다. "지하 수로 세트에서 본격적인 액션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강화복을 입는 것만으로 힘들었다. 일주일 정도 하니까 적응이 되더라. 그때부터 감독님이 뛰라고 하시더니 나중엔 육탄전까지 시켰다"고 말한다.
<놈놈놈> 이후 10년 만에 다시 김지운 감독과 작품을 함께 하는 정우성은 특기대 훈련소장 장진태 역을 맡았다. "김지운 감독과의 만남도 반가웠고, '인랑'에서 펼쳐지는 세계관이 흥미로웠다. 통일을 준비하는 시대적 상황이라는 것도 매력 있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최민호는 임중경을 엄호하는 정예 특기대원 김철진을 연기한다. “김지운 감독님의 빅 팬이다. ‘달콤한 인생’을 50번 넘게 봤다”며 “김철진은 액션과 행동으로 성격이 묻어나야 해서 그 점을 신경 썼다. 액션을 간결하고 빠르게, 멋지게 보여주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랑'은 7월 25일 개봉될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