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형사 현빈과 유해진만으로도 꽉 찬 작품에 FBI 방탄조끼가 마치 제 옷 마냥 잘 어울리는 다니엘 헤니, 빌런 연기 끝판왕 진선규까지 더해졌다. 현빈, 유해진, 다니엘 헤니, 진선규. 이 배우들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티켓값을 걸어볼 만한 영화가 아닌가.
영화 '공조2'(감독 이석훈)는 남한으로 숨어든 범죄 조직의 중심 장명준(진선규 분)을 잡기 위해 새로운 공조 수사에 투입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가 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 분)과 함께 글로벌 공조 수사를 펼치는 과정이 그려진다.
마약을 제조하다 남한에 넘어온 장명준의 소식에 전 세계 요원들이 주목하던 한편, 북한 측에서 장명준을 심판하기 위해 림철령을 남한으로 보낸다. 형사들이 모두 철령과의 수사를 기피하지만 단 한 명, 강진태는 사이버수사대로 전출된 상태였기에 광수대 복귀를 위해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조에 다시 합류한다.
하지만 공조 경험이 있다 한들 서로의 패를 다 깔 수 없는 법. 림철령과 강진태는 각자 말 못할 사정으로 숨기는 기밀들이 있었으며 특히 첫 만남부터 꼬여버렸던 잭과 림철령의 관계로 인해 FBI가 장명준 검거 작전에 개입한 후 셋 사이에 알게 모를 경계심이 생긴다. 과연 각자 원하는 바가 다른 이들은 공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여기서부터는 영화에 관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에 가장 큰 임팩트를 더하는 요소는 바로 액션이다. 그저 총기를 다루는 액션을 넘어 '공조' 본편에서 두루마리 휴지를 가지고 사람을 철저하게 팼던 철령의 액션처럼 다채로운 액션의 향연이 펼쳐진다.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악당들을 저 멀리 날려버리는 액션신은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통쾌감을 선사한다.
도구에 이어 액션 연기를 펼치는 배경도 다채롭다. 카 체이싱 장면, 와이어를 이용해 고공에서 벌이는 액션신은 과감하면서도 대범하다. 배우들이 얼마나 합을 맞췄는지, 액션 연기에 혼을 다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더불어 다니엘 헤니가 작품에 참여한 만큼 글로벌한 스케일, 그리고 글로벌한 비주얼도 영화의 재미를 한껏 배가시킨다. 현빈과 다니엘 헤니가 등장하는 장면은 계속해서 슬로모션이 걸리는데 이대로 이 영화의 러닝타임이 무한대로 길어졌으면 하는 바람까지 생길 정도다. 현빈과 다니엘 헤니의 팬이라면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을 영화라 자부한다.
이외의 등장인물인 임윤아의 활약 또한 주목할 만하다. 화끈한 액션신이 이어지는 가운데 허당미를 가득 장착한 그녀의 행동들은 쉴 틈 없이 흘러가는 전개 속에서 관객들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주고 때때로 폭소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영화의 빌런 끝판왕, 배우 진선규의 악연 연기는 이전 '범죄도시'에서 봤던 연기와는 또 다른 결이다. 이전에는 연변 사투리를 쓰며 조선족의 연기를 훌륭하게 해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북한에서 음모를 품고 온 장명준 역을 훌륭히 소화해 내며 작품을 이끌어나간다.
추석 연휴에 걸맞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오락적인 영화다. 가족들과 오랜만에 함께 웃고 싶다면 극장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9월 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