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청와대 불러가 조인트 까이고..”
KBS “아이고, 하필이면 박근혜 대통령님이 그 뉴스를 보셨네요”
지난 주 막을 올린 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중에는 방송종사자와 정책당국자(특히나, 높으신 분)이 가슴에 손을 얹고 봐야할 영화가 한 편 포함되어있다. 대한민국 언론사에 있어 하나의 흑역사가 다큐로 만들어져서 공개된 것이다. 이미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을 까발린 <자백>을 만들었던 최승호 피디의 또 다른 역작 <공범자들>이다.
최승호 피디는 MBC의 간판 시사고발프로그램인
<공범자들>의 첫 장면은 한겨레신문 기자출신으로 KBS사장을 지냈던 정연주 전 사장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2008년 봉화마을을 찾았었다.”며 대통령과의 오래 전 대화를 소개한다. “이런 말을 하시더라. 자신은 앞으로 두 군데에는 전화 안하겠다고. 검찰총장과 KBS사장에게는.”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정연주 KBS사장 시절, KBS는 <미디어포커스>, <시사투나잇>, 그리고 '탐사보도팀'이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KBS노조의 저지 속에 정 사장은 이사회에 의해 해임됐다. “그날 집으로 돌아오고 2시간쯤 지났을까. 검찰에 전격 체포됐다.”고 담담히 말한다. 그에게는 업무상 배임혐의가 씌어졌다. (2012년 대법원에서 무죄확정판결을 받았다)
최승호의 <공범자들>은 정연주의 KBS에 이어 MBC사태도 보여준다.
일련의 과정에서 방송사 수장, 이사들은 조직원과 끝없이 충돌한다. <공범자들>은 그 모습을 열심히 보여준다. KBS와 MBC는 정권이 바뀌고, 사장이 바뀌지만 힘든 투쟁과 수습과 좌절, '어쨌든' 새출발은 계속된다. 그 고난의 투쟁에는 ‘세월호’도 있다. ‘전원구출’이라는 뉴스자막을 둘러싼 MBC사태, 그리고, KBS의 보도국장과 사장과의 낯 뜨거운 진실게임까지. <공범자들>은 여의도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투쟁의 대열에 섰던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는 분명해 보인다. 언론자유는 공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란 것을. 입막음하려는 일체의 시도가 긴 세월로 보자면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를.
영광보다는 고난의 길을 걸어야했던 K와 M의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공범자들>은 공영방송에 적을 둔 사람이거나, 그 방송이 언짢았던 사람들, 그리고 미래의 언론인들은 ‘공영방송’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이 문제는 ‘좌’에 섰던 ‘우’에 섰던 원칙의 문제이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BIFAN 첫 공개후 GV타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