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태양은 없다](1999)의 정우성, 이정재가 무려 23년 만에 다시 한 영화에서 만났다.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헌트]이다. 이정재는 이번 영화에서 주연과 함께 감독으로 데뷔한다. 어제(5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는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헌트]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정재, 정우성과 함께 전혜진, 허성태가 참석했다.
영화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들이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달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었다.
이정재는 [헌트]로 감독에 도전하게 된 과정을 밝혔다. “출연 제안을 받은 것에서 인연이 시작되었다. 여러 과정들이 있었다. 제가 제작을 맡게 되었고, 각본까지 쓰게 되었고, 연출까지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제가 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영화 일을 오래 했지만 많이 주저했다. 하지만 용기를 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씩 더 '헌트'에 몰입하게 됐다"며 감독의 변을 밝혔다.
정우성은 “(이정재의 작업을) 옆에서 그 과정을 오래 지켜봤다. '태양은 없다'이후 23년 만이다. 그 과정 속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조심스러웠고, 두려움도 있었다. 이정재가 감독이나 제작자로 나설 충분한 준비가 되었는지 생각했다. 내가 네 번 거절했다는 이야기는 그런 마음에서였다. 이정재는 부단한 노력을 해왔고 준비가 된 것 같더라. 제가 깨지더라도 후회 없이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3년만의 작업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정재는 조직내 침입한 스파이로 인해 주요한 작전이 실패하자, 그 실체를 맹렬하게 쫓는 안기부 요원(해외팀 차장) 박평호를 연기하고, 정우성은 스파이를 색출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고 거침없는 추적을 이어가며 실체에 다가서는 김정도 요원(국내팀 차장)을 연기한다.
전혜진은 박평호(이정재)와 함께 조직내 스파이를 찾기 위해 발 빠르게 정보를 파악하는 해외팀 에이스 방주경을 연기한다.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액션을 펼친다고. "첩보액션물이다. 불안해서 액션 연습을 해야 되지 않냐고 물으면 늘 괜찮다고 했다. 작품에서 많이 달린다. 정말 액션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총격 소리의 공포가 너무 컸다. 앞으로 더 열심히 잘 해야지, 연습 많이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성태는 김정오의 지시에 따라 앞뒤 가리 않고 스파이 ‘동림’ 색출에 나서는 국내팀 요우너 장철성을 연기한다. “이정재 선배와 정우성 선배 사이에서 연기를 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했다. 그런데 '고요의 바다'에서 정우성 제작자와 함께 했고 '오징어게임'도 이정재 선배님과 같이 촬영했다. 그때 '헌트' 시나리오 이야기를 들었는데 저에게 기회가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정재 감독은 ‘헌트’에 대해 “관객이 모든 캐릭터가 의심스러워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첩보 스릴러를 좋아했고 새로운 첩보물을 만들고 싶었다. 조직에 잠입한 스파이가 누구인지 절대 모르게 하고 싶었다. 서로 의심하면서 서스펜스가 커진다. 그러면서 더 큰 사건이 터진다.”고 말했다.
한편 정우성은 이정재와의 작업에 대해 “촬영장에서는 보통 모니터를 보며 조율을 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것 없이 날 선 듯한 ‘땐땐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다.”고 촬영장 분위기를 말했다. 이에 박경림이 '그래도 두 사람의 우정이 더 깊어진 것 같다‘고 하자 이정재는 “그래서 깐에 신혼여행을 갔다고 소문이 났다"고 화답해 현장에 웃음이 터졌다.
이날 공개된 트레일러는 버마(미얀마) 아웅산 폭탄테러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있었다. 이정재,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와 함께 고윤정, 김종수, 정만식 등이 출연하는 영화 [헌트]는 8월 10일 개봉할 예정이다.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아티스트스튜디오/㈜사나이픽처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