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수백 대, 수 천대의 차량이 지나가는 대형 터널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지옥으로 변한 터널. 매몰된 자동차에 한 남자가 살아있다. 휴대폰 배터리는 78%가 남았다. 그리고 생수 두 병과 딸아이 생일케이크. 골든타임 내에 구조할 수 있을까. “사람이 살아있다!”
8월 개봉예정인 한국영화 <터널>이다. 2014년 스릴러 <끝까지 간다>로 345만 관객을 열광시킨 김성훈 감독의 신작이다. 7일(목)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는 감독과 주연배우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가 참석한 가운데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영화 <터널>은 자동차 영업대리점의 사원으로 일하던 한 평범한 가장(하정우)이 퇴근 후 집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히게 되면서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분열되는 사회상을 리얼하게 그린 재난영화이다. 김성훈 감독은 “느닷없는 재난에 빠진 한 남자의 생존기와 그를 기다리는 아내, 그를 구하려는 사람, 그리고 이 세 사람이 처해 있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하정우는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생명의 소중함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하는 이야기가 울림이 있었다.”고 출연소감을 말했다. 배두나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전형적이지 않았다. 터널 안에서 살아남아야하는 이야기와 밖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더 테러 라이브’에서 주로 뉴스 스튜디오에서 혼자 연기를 펼쳤던 하정우는 이번엔 무너진 터널 속, 좁은 자동차 안에서 정말 살아남기 위한 필사의 연기를 펼친다. 아내 역은 배두나가 맡았다. 두 배우는 함께 연기한 시간보다 전화상으로만 통화하는 연기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배두나는 “독일에서 ‘센스8’ 촬영 중에 전화가 온 적이 있다”며 “이동 중이었는데 내가 전화를 받고 소리를 지르고 그랬다. 운전사가 놀라더라”며 전화 연기를 소개했다.
배두나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세현이란 역할은 극한 상황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인물이다.”며, “피곤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마음이 힘들고 초조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부은 얼굴이나 다크 써클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결코 구조를 포기하지 않는 구조본부 대장 역을 맡은 오달수는 “오래 전에 ‘철안붓다’라는 연극을 한 적이 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곳에서 공연을 하기로 했는데 허가가 안 나서 성수대교에서 공연을 했었다. 그 성수대교도 무너졌지만. 그런 공연을 하는 이유는 연극하는 사람들의 씻김굿, 의무라고 생각했었다. 비록 가상의 터널이 붕괴된 것이지만 위로를 하려는 마음에 참여하게 됐다”고 <터널> 출연의 깊은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공개된 예고 동영상과 몇 가지 키워드는 영락없이 ‘세월호’를 연상시켰다. 이에 대해 김성훈 감독은 “동명의 원작소설이 있다. 소재원 작가의 소설을 기반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며, “(세월호사건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그런 연관성을 느꼈다면 아마도 그런 현실이 슬픈 것이다.”고 덧붙였다.
영화 <터널>은 8월 10일 개봉될 예정이다. (박재환)
터널 (2016년 8월 10일 개봉예정)
감독: 김성훈
출연: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어나더썬데이, 하이스토리, 비에이엔터테인먼트 홍보: 딜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