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배우 지진희가 주연을 맡은 중국 영화 ‘연애의 발동: 상해남자 부산여자’는 별자리와 운명을 소재로 한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다. ‘화산고’와 ‘크로싱’ 등 장르를 넘나들며 도전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대만의 로코 퀸 진의함과 중국의 라이징 스타 진학동, 원더걸스 혜림 등이 가세해 글로벌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영화는 점성술에 집착하는 누나 보황(진의함)이 부산에서 바리스타를 꿈꾸는 남동생 봉산(진학동)의 결혼 소식을 들으며 시작된다. 동생이 결혼하려는 상대의 별자리가 상극이라는 사실에 경악한 그녀는 결혼을 막기 위해 부산행 비행기에 오른다.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천문학자 준호(지진희) 역시 자신의 어린 딸이 대학도 졸업하기 전에 결혼하겠다는 소식에 분노해 부산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각자의 이유로 자녀와 동생의 결혼을 ‘파투’내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은 두 사람은 소동극을 벌이는 사이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중국인들의 DNA에 깊이 박힌 사주, 관상, 점성술 등의 미신적 요소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점이 흥미롭다. 비록 제목에 등장하는 ‘부산여자’나 ‘상해남자’의 설정이 다소 모호하고 부산 사투리가 들리지 않는 아쉬움은 있지만, 해운대와 광안대교의 수려한 야경은 중국 관객들에게 한국의 매력을 어필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지진희는 ‘대장금’ 이후 다져온 한류 스타로서의 안정감을 보여주며, 진의함과의 호흡도 경쾌하다. 중국에는 ‘사당 열 채를 부수기보다 한 쌍의 결혼을 막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연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격언이다. 비록 스토리 구조나 연출 방식이 세련된 영화보다는 대만 드라마의 익숙한 문법을 따르고 있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로서의 미덕은 갖추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자본과 장르에 도전하는 김태균 감독의 에너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