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극장성수기를 맞아 흥행대작들이 줄지어 개봉채비를 하고 있다. 이번 주 하정우, 강동원 주연의 ‘군도: 민란의 시대’(윤종빈 감독)를 필두로 영화팬들은 선택의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지난 주 ‘군도’는 기자시사회를 열고 그 베일을 벗었다. 하정우의 박박머리는 빛났고, 강동원의 조각같은 얼굴은 윤이 났다.
영화 ‘군도’는 조선조 철종 13년을 배경으로 한다. 조선의 기세가 급전직하 망조가 들렸던 시기이다. 삼남 땅 곳곳에서는 배고픔과 세정에 억눌린 민초들이 살아남기 위해 낫과 창을 들고 관아에 쳐들어가서 아전나리를 아작(!)내던 시기이다. 저 먼 한양의 구중심처의 철종임금은 “어허, 걱정되구려..”라고 할 뿐 적절한 리액션을 전혀 취하지 못하던 시대였다.
철종 13년(1862년) 조선은....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13년. 자연재해와 수탈로 백성들의 삶은 날로 피폐해져간다. 백성들은 ‘지금’ 죽거나, ‘곧’ 죽을 운명이다. 이 비운의 땅에 두 운명이 마주한다. 나주의 대부호의 서자로 태어나, 홍길동 버금가는 설움을 받으며 꿋꿋하게 자라 애비 버금가는 악덕 세력이 된 조윤(강동원). 조선최고의 무관이 된 그는 적자인 (배다른) 형이 죽자 적자가 될 애를 임신한 형수를 죽이려 안간힘을 쓴다. 그럼, 서자의 신분에서 탈출할 수 있으니. 어느 날 밤, 백정 돌무치(하정우)에게 은밀히 명을 내린다. 사찰에 숨어있는 ‘그 년’을 죽이라고. 하지만 운명은 잔인하다. 밀명에 실패한 돌무치에게 돌아온 것은 온 가족의 몰살. 조윤에게 향한 분노를 자연스레 그를 지리산 군도(群盜, 떼도둑) 추설 무리에게 합류하게 한다. 이후 날렵한 칼솜씨로 삼남 땅의 못된 양반들을 부들부들 떨게 만든다. 그리고, 철천지원수 조윤과 마주서게 되니, 천하제일 검객과 천하제일 복수자의 천하제일 한판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철종은 이러한 사실을 알 리도, 알아도 어찌할 수가 없을진대...
윤종빈 감독의 <군도: 민란의 시대>는 조선 후기 철종 13년, 탐관오리들의 수탈이 극에 달했던 암흑기를 배경으로 한 '웨스턴 스타일' 액션 사극이다. 영화는 억울하게 가족을 잃고 지리산 추설 무리에 합류한 백정 돌무치(하정우)와 서자의 설움을 부조리한 악행으로 풀어내는 조선 최고의 무관 조윤(강동원)의 숙명적인 대결을 그린다. 민초들의 생존 투쟁이 민란으로 폭발하던 시대상을 화려한 액션과 감각적인 연출로 풀어냈다.
하정우는 민머리 백정에서 거친 도치로 변모하는 과정을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소화했으며, 강동원은 아름다우면서도 서늘한 검객 조윤 역을 맡아 압도적인 영상미를 선사한다. 특히 영화 전편을 흐르는 서부극 풍의 음악과 말 위에서 펼쳐지는 집단 액션 신은 기존 사극의 틀을 깨는 신선한 재미를 준다.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등 명품 조연진이 가세한 '군도' 무리는 극의 무게감과 코믹한 활력을 동시에 책임진다.
이 작품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억눌린 자들이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들고 일어나는 과정을 '지리산 웨스턴'이라는 장르적 변주를 통해 카타르시스 있게 그려냈다. 137분의 러닝타임 동안 펼쳐지는 호쾌한 액션과 탐관오리를 향한 민초들의 분노는 관객들에게 통쾌한 즐거움을 안기며 대작 사극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박재환.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