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이 주인인 이 세상, 백성의 적들이 판을 치고 있다. 그 순간 백성을 구하기 위해 군도가 나타났다.
조선 철종 13년,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고 힘없는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그들이 나섰다. 극 중 이태기역을 맡은 조진웅의 명대사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도적' 이 말은 역시 뭉치면 안될 것이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믿고 보는 배우가 있다면 믿고 보는 감독도 있지 않을까. 영화 '비스티 보이즈' 그리고 80년대를 한국적인 갱스터 영화로 녹여낸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의 윤종빈 감독이 이번에는 액션 활극 영화에 도전했다.
어제(14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언론시사회에는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강동원,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윤지혜, 김성균, 김재영, 이경영 등이 참석했다. 윤종빈 감독은 "심장이 떨리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언론시사회에서 윤 감독은 "전작에서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사실적으로 표현해왔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끝내고 나서 지쳐있었다"며 "마치 모든 사람들이 굉장히 지쳐있는 것 같았다. 집단 우울증같이 그런 것들을 통쾌하게 뛰어 넘고 싶었고 치유해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하정우는 영화에서 18살 사내 돌무치&도치 역을 맡았다. 그는 "10대 초반의 지능을 가진 지긋히 평범, 소박한 남자다. 거친 야성적인 남자가 어떻게 하면 관객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에 윤 감독은 "18살 설정은 대본에 없었다"며 "현장에서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에 한 번 (설정을) 해봤더니 재밌더라"고 말했다. 이어 "하정우에게 (돌무치) 역에 대해 연구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연기하면서 머리를 털더라"며 "제가 머리터는 습관이 있는데, 그것을 따라 한 것이다"고 밝혔다.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던 돌무치는 조윤에 의해 어미와 사랑하는 여동생을 잃고 그에 대한 복수로 삶을 살아간다. 그들의 죽음을 시점으로 평범, 지능저하의 삶을 살던 그가 불같은 인간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돌무치에서 이름도 도치로 바꾼다. 돌무치와 도치는 한 사람이 연기했음에도 전혀 다른 색깔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도치의 복수 상대는 바로 백성의 적 조윤이다. 그는 서자출신으로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기생의 피가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멸시와 천대를 받아야만 했다. 그의 트라우마가 뼈 속 깊이 자리잡고 있다. 어린 시절 그의 질투가 어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후 그는 인간의 삶을 살 수 없었다.
한편, 19세기 조선. 탐관오리들의 학정이 판치던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이야기 '군도:민란의 시대'는 오는 7월 23일 개봉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