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의 ’광해, 왕이 된 남자‘(12), 송강호의 ’관상‘(13)에 이어 올해 영화팬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극영화 ’역린‘이 이달 말 개봉된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 ’시크릿 가든‘ 등으로 절정의 인기를 누릴 때 대한민국 해병대에 입대한 현빈의 제대 후 첫 작품이다.
어제 낮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는 영화 ‘역린’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달 30일 전국 개봉을 앞두고 영화의 내용을 살짝 공개하면서 붐을 일으키기 위한 행사였다. 이날 제작보고회장에는 이재규 감독과 함께 현빈, 정재영, 조정석, 한지민, 정은채, 박성웅이 참석하여 기자들의 열띤 질문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영화 '역린'은 영화 ‘광해’처럼 역사서에 기재된 내용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조선왕조실록》 정조1년(1778년) 7월 28일자에는 "궁궐내에 도둑이 들어 사방을 수색하게 하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있다. 이는 정조의 암살음모를 이야기를 ’정유역변‘을 일컫는다. 정조가 왕의 자리에 오른지 겨우 2년만에 궁 안까지 자객이 들어왔다는 내용이다. 아버지(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죽음을 지켜봐야만 했던 이산(정조)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그동안 드라마 ‘이산’ ‘성균관 스캔들’ 등 많은 작품의 소재가 됐다. 이번 ‘역린’은 25살에 왕위에 올랐지만 끊임없이 암살 음모에 시달렸던 정조의 극적인 삶을 다룬다. 제작사 측은 바로 그날,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살아야 하는 자, 죽여야 하는 자, 살려야하는 자들의 숨막히는 24시간을 담았다고 밝힌다.
사도세자의 아들로 암살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강인함을 잃지 않은 젊은 왕 정조 역을 맡은 현빈은 연기인생에 있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다. 현빈은 “제대 후 중화권에서 팬미팅을 하고 있을 때 ‘역린’이라는 책을 봤다. 타지에서 본 것이다. 호텔 숙소에서 그 책을 봤을 때 정조라는 인물에 매력을 느꼈다. 정재영과 조정석 씨의 역할도 탐이 날 정도로 매력적이었다”며 복귀작으로 '역린'을 택한 이유를 전했다.
'역린'의 감독 이재규는 충무로 출신이 아니라 여의도 출신이다.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 등 작품성과 흥행(시청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던 PD이다. 이재규 감독은 “정조는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하는 인물이다. 세밀하고 감성적인, 그러면서도 폭발력 있는 남성성을 가졌다”며 정조 숨은 면모를 평가했다.
이날 제작보고회 현장에서는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 등장한 현빈의 등 근육이 화제가 되었다. 현빈은 그 장면에 대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그냥 ‘세밀한 등근육, 완벽하다’는 세 음절 때문에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완벽한, 세밀한 등근육‘이라는 설명 지문에 따라 '정조' 현빈의 ’화난 등근육‘이 화면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재규 감독은 “현빈에게 특별히 주문한 것은 없다. 등 근육은 정조가 삶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지민은 영조의 젊은 계비이자 사도세자를 죽게 한 노론의 수장으로, 정조를 위협하는 정순왕후 역을 맡아 첫 악역에 도전한다. MBC 드라마 ‘이산’에서는 정조의 후궁 역을 맡은 바 있다. 한지민은 현빈과의 연기호흡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제까지 했던 작품 중에 상대 배우와 가장 대화를 적게 나눈 작품이었다. 서로 맡은 역할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게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지민은 촬영 들어가기 전에 차로 현빈 씨를 칠 뻔 한 에피소드를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정재영은 정조를 세손시절부터 지극정성으로 보필하는 내시 상책 역을, 조정석은 정조를 암살하려는 조선 최고의 살수 역으로 등장한다. ‘역린’은 오는 4월 30일에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