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과연 아름답기만 한 시절일까. 사랑을 시작하기도, 유지하기도, 결실을 맺기도 어려운 이 시대에 태어난 이들은 어떻게 연애라는 존재를 마주해야 하는 것일까.
영화 '새콤달콤'은 현실을 마주한 청춘들의 로맨스를 담은 작품으로 3교대 근무 간호사, 비정규직 등 진짜 청춘을 살고 있는 이들의 풍경을 드러냈다. '새콤달콤'을 연출한 이계벽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로맨스를 선보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연애의 기로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춘의 군상을 그려냈다. 제작보고회에서부터 인생의 유일한 사랑인 아내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을 정도로 사랑꾼으로 알려져 있는 그는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담긴 사랑과 청춘의 의미를 짚어내고 더불어 아내를 향한 사랑까지 가감 없이 드러내며 훈훈한 인터뷰 분위기를 자아냈다.
Q.'새콤달콤'은 마냥 아름답지 않은 청춘을 그리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연출하며 관객들에게 어떠한 청춘의 의미를 전하고 싶었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이별을 겪고 새로 만나는 과정이 우리가 겪고 있는 삶과 닮아있다. 작품을 만들기 전에 젊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내가 사회 생활을 시작하던 때보다 훨씬 힘든 것 같다. 사랑하기도 힘든 시대고, 사랑을 하더라도 유지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기도 어려운 시대다. 더불어 어른스럽게 뭔가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결정의 어려움도 이번 작품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Q.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 기회는 처음이지 않나. 소감은 어떠한가?
전 세계인들이 영화를 보고 실시간으로 반응이 오는 것은 정말 새로운 경험이다. 한국 관객들, 내 주변에 있는 분들과 소통하려고 했었지만 이렇게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내 이야기를 보여주고 이해 받을지 몰랐다.
Q. 영화가 공개되고 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해외 팬의 반응이 있는가?
인도 분이 리뷰를 남겨줬는데, 좋은 내용인지 나쁜 내용인지 모르겠다. 열정적으로 남겨주셨는데 인도어를 몰라서 내용을 모른다. 인도어를 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 분의 반응이 궁금하다.(웃음) 최근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는데 해외 팬 분들의 리뷰가 올라오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 즐겁다. 그것을 보느라고 요즘 사회 생활이 안 되는 것 같다.(웃음)
Q. 극 중 주인공의 직업들이 고단한 현실을 사는 청춘들의 처지를 나타내는 직업들이다. 간호사, 건축업의 비정규직 등 이러한 직업의 사례는 주변에서 수집한 것인지, 실제 경험에서 착안한 설정인지 궁금하다.
자료 조사를 통해 알게 됐다. 비정규직 인원이 많은 곳이 건축, 디자인, 설계 부분이었다. 간호사 캐릭터를 선택한 것도 간호사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신다는 이유였다. 간호사 분들의 노고 중 하나가 3교대다. 3교대를 하게 되면 개인 생활이 무너진다. 쉬는 날이 일정하지 않으니 연애도 힘들어지는 상황이 온다. 비정규직은 어떻게든 정규직이 되어서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싶어 하니 늦게까지 남아서 일을 하고 모든 상황을 감수한다. 사회 생활을 하느라 연애를 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보고 현실에 이런 아픔이 있다는 것을 관객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담겨 있었다.
Q. 그러기에 더욱 청춘들의 현실적인 로맨스가 그려진 것 같다. 본인도 실제로 사랑꾼이지 않나. 제작보고회 때 아내를 향한 사랑을 언급해서 장내 분위기가 훈훈했는데, 감독의 실제 연애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새콤달콤'의 명장면이 궁금하다.
(웃음) 집사람한테 "너한테 바치는 장면이야"라고 말했던 장면이 딱 한 장면 있다. "어디야?", "언제 들어와?"라고 물어보는 장면이다. 많은 연인들에게도 익숙한 장면인 것 같은데 그 장면인 것 같다. 무시무시한 말이다.(웃음)
Q. (웃음) 아내 분의 '새콤달콤' 감상 소감이 궁금해진다.
'다음 작품 할 수 있겠는데?'였다. 그 말이 가장 기분이 좋았다. 아내는 이제 내게 반 전문가이기도 하고 가장 냉정한 제작자이기도 하다.
Q. 답변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 시대의 사랑꾼'이라는 생각이 든다.(웃음) '새콤달콤'을 만날 연인 관객들에게 던지고 싶은 현실 연애 조언을 던진다면 무엇일까?
사랑꾼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사랑꾼이라고 연애를 많이 한 것은 아니다.(웃음) 소홀한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잘 해줘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젊은 연인들에게는 "참 열심히 살았다.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 코로나 시태에 간호사 분들 너무 고생 많으시고 취업하기 어려운 시기에 취업하느라 고생이 많다. 하지만 이 어려운 시기에, 외롭고 힘들 때 사랑이 가장 필요하지 않나. 서로 위로하며 사랑했으면 좋겠다.
Q.이계벽 감독의 작품은 따뜻하다. 코미디 이외에 작업하고 싶은 장르가 있는가, 혹은 준비 중인 작품이 있는가?
사람들과 공감하고 인간미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것이 목표다. 코미디 이외에 작업하고 싶은 장르는 너무 많다.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있다.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해서 좋은 영화를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