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존재는 사람을 끊임없이 부단한 사람으로 성장시킨다. 알 수 없지만 알고 싶고, 보이지 않지만 보고 싶게 만드는 그 간질간질한 마음 앞에 사람들은 성장하기도, 혹은 어리석은 선택을 내리기도 한다.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감독 김조광수)은 이러한 사랑의 애매한 정의 앞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별 1일 차 하늘(이홍내 분)과 썸 1일 차 봉식(정 휘 분)이 루프탑을 배경으로 자신들의 삶을 이어나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하늘과 봉식의 연애 방식은 어떻게 보면 다소 폭력적이다.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하지만 그에 수긍하는 남자친구를 본 순간 구차해진다. 하지만 반대로 그가 매달리는 모습을 보자 기세등등해져 그의 연락을 무시하거나, 그가 자신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자신에 대한 으쓱한 감정을 느낀다.
봉식 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의 상처를 방어하려 상대방을 쳐내는 방법이 극단적이다. 최대한 무언가에 무감해지려하는 그의 마음은 진심과 다르게 계속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자신이 상처 받지 않고 싶었던 마음을 휘둘러 오히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하늘과 봉식, 두 주인공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방법은 결국 그들을 다시금 고독한 고통으로 밀어 넣는다.
작품 속에는 영화 '클로저'(감독 마이크 니콜스)에 나오는 앨리스(나탈리 포트만 분)의 명대사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랑이 어딨는데?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어!"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우리의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은 하나다. 그저 믿는 것, 상대방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그 출발선에 나도 같이 서보는 것이다.
상처에 뛰어드는 행위란 물론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 진심의 끝에서 서로를 마주하고 함께 웃을 수만 있다면, 모든 일이 그러하듯 서로에게 진정으로 닿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6월 2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