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시절이었을까. 그 질문을 떠올리다 보면 당시 내렸던 선택들의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지만 그 모든 선택들이 우리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었는가의 물음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 그저 알지 못하는 것을 대하는 방식이 서툴고, 그로 인해 생긴 혼란 속에서 방황하는 것이 당연한 시기라는 생각만이 들 뿐이다.
영화 '낫아웃'(감독 이정곤)은 고교 유망주인 광호(정재광 분)가 드래프트 선발에 탈락하며 설 곳이 없다고 느껴지자 동료들과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고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게 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해 누구보다도 자신했던 광호였지만 드래프트 선발에 탈락된 이후 그는 자신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것은 의심과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져 친구들과의 갈등을 빚게 되고 생각 없이 가담한 불법적인 일에도 점점 주도적으로 임하게 되며 더 큰 문제에 휩쓸리게 된다. 마치 감당할 수 없이 불어나는 눈덩이처럼 그는 그의 문제에 빠져 혼란스러움을 겪게 된다.
작품 속에는 사춘기 소년이 겪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세심하게 표현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동료 친구들과의 싸움, 그로 인해 서로를 상처를 주는 대사 등 우리가 과거에 겪어봤을 만한 아픔의 파편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이를 연출하기 위해서 이정곤 감독은 훌륭한 조력자, 배우 정재광을 열렬한 러브콜을 통해 캐스팅했다. 정재광은 혼란스러움이 가득한 사춘기 청소년의 역할을 맡아 마치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것처럼 훌륭히 연기해 작품에 몰입감을 더했다.
제대로 된 어른이 있다면 그는 옳은 선택을 내릴 수 있었을까, 그를 잡아줄 단단한 친구가 있었다면 버틸 수 있었을까. 영화는 그런 질문들의 답을 하나 하나 친절히 제시하며 관객들을 결론으로 이끈다. 그리고 그 끝엔 배우 정재광의 바득바득한 눈빛이 잔상에 남는다.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4월 30일, 5월 3일, 5월 4일 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