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생이가 아니라 똑똑한 거지. 그건 다르다고."
멜리사 맥카시의 코미디 영화는 유쾌한 맛과 통쾌한 멋이 있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싶을 정도로 당황스러운 서사와 밑도 끝도 없이 들이대는 등장인물들을 맞닥뜨리기 일쑤지만 멜리사 맥카시는 매번 정면 돌파로 난관을 헤쳐나간다. 그 과정이 서툴고 거칠긴 하나 그 끝에서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웃음이 기다리고 있다.
영화 '썬더 포스'(감독 벤 팰콘)는 어릴 적 사이가 소원해졌던 두 소녀가 성장한 뒤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되고 슈퍼 빌런에 맞서기 위해 초능력을 발휘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초능력을 가진 빌런에게 부모님을 잃은 에밀리(옥타비아 스펜서 분)는 커서 초능력을 얻는 방법을 개발해 부모님의 복수를 할 것이라 다짐하고 그와 어릴 적부터 친했던 리디아(멜리사 맥카시 분)는 그를 지지한다. 하지만 둘은 사소한 계기로 다투게 되고 서로에게 오해를 품은 채로 헤어지게 된다.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던 둘은 우연한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된다. 리디아는 동창회에 오지 않은 에밀리의 회사에 찾아가게 되고, 때마침 초능력을 얻는 신약을 발명한 에밀리의 신약 주입 기계를 잘못 건드렸다 졸지에 본인이 초능력자가 되어버린다. 자신의 몸에 직접 시험하려고 했던 슈퍼 파워를 가져가버린 리디아에게 에밀리는 화가 났지만 그럴 시간도 없이 에밀리는 투명 인간 파워를 얻게 해주는 신약을 자신에게 주입하고 리디아와 훈련에 돌입하게 된다.
어색함을 풀 시간도 없었던 그들이지만 함께하는 훈련을 통해 그동안 잊어버렸던 소중한 추억들과 둘 사이의 연대를 찾아가게 된다. 또한 길거리를 누비는 슈퍼 빌런을 무찔러가며 진정한 히어로의 모습을 찾아간다.
'썬더 포스'는 다소 황당한 상황이나 개연성 없는 전개로 이뤄지지만 그것 또한 멜리사 맥카시표 코미디의 특징이기에 익숙하면서도 유쾌한 맛을 선사한다. 육두문자가 오가는 멜리사 맥카시의 연기와 비교적 차분한 옥타비아 스펜서의 연기는 상반되지만, 그만큼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썬더 포스'는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하는 작품이다. 세상을 구하는 캐릭터도 여성, 그에 맞서는 캐릭터도 여성, 배신을 하는 캐릭터도 여성이다.
물론, 멜리사 맥카시 표 코미디답게 떨어지는 개연성과 부족한 설명에 서사를 이끌어가는 여성 캐릭터들 뿐만 아니라 남성 캐릭터인 더 킹과 크랩 또한 제대로 빛나지 않아 아쉬운 면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 만큼은 언제나 그랬듯 1차원적이면서도 명확하기에 통쾌함을 선사한다. 4월 11일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