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전주국제영화제는 여성 감독들의 강렬한 작품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이번 해 국제경쟁부문 출품작의 수는 398편이었다. 이에 대해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가장 큰 특징은 10편 중 6편이 여성 감독의 작품이다. 여성 감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가족 이야기를 다룬 개인적인 다큐멘터리부터 시작해서 아프리카 난민 문제나 시리아 내전을 다룬 이야기도 있다. 극단적인 상황을 다룬 작품들도 많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소개되는 작품이니 많이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후 한국 경쟁과 한국 단편 부문을 설명하는 문 석 프로그래머의 설명이 이어졌다. 한국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연출작을 소개하는 한국 경쟁 부문에 관해 그는 "장애인이나 성소수자를 다루는 영화들이 있었다. 갈수록 늘어가는 '나홀로족' 이야기,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고 직장 생활을 하는 여성들의 꿈, 간호사들 사이의 '태움' 문제를 다룬 영화와 청춘들의 희망에 관한 이야기도 많았다"고 되짚었다.
이어 한국 단편 부문에 대해 "장편 영화보다는 당대의 정신을 잘 캐치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코로나 팬데믹을 다루는 영화도 많았다. 여성, 청소년, 실직 같은 문제를 다루는 영화들도 있다. 실험적이거나 재기 있는 애니메이션도 많았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월드 시네마 섹션에서도 여성들의 이야기가 두각을 나타냈다. 그중 여성 디제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언프리티 DJ'가 소개됐다. 세계 100위에 올라가는 여성 디제이들이 다섯 명 밖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통해 음악 산업 속 남녀 평등에 대한 문제 의식을 느끼고 탐구한 독특한 다큐멘터리다.
최희서 배우는 월드 시네마 섹션에서 따로 엮어낸 미니 섹션 '월드시네마: 스포츠는 여성의 것'에 관한 관심을 내비쳤다. 그는 자신에 대해 "스포츠 영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배우"라고 말하며 섹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이 섹션에 대해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오랜 시간 동안 역사에서 스포츠는 정복력과 강인함, 남성의 것이라고 여겨져 왔는데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구, 체스, 서핑, 역도를 다룬 영화들이 방금 말씀드린 내용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상영작 '동양의 마녀들'은 방직공장의 여성들이 아마추어 배구팀을 하다가 1964년 올림픽까지 진출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런 기적에는 항상 그 뒤에 수많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왕에게 영광을'이라는 작품에 관해 "조지아의 전설적이 여성 체스 마스터 4인에 관한 영화다. 보면서 넷플릭스 작품 '퀸스 갬빗'이 떠올랐다. 체스는 침착하지만 온갖 전략들이 오가는 스포츠다. 생각으로 기적을 일으키는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직장 여성들의 삶부터 체스 마스터까지 다양한 여성들의 삶이 담긴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와 유튜브 공식 계정(www.youtube.com/ jeonjuiff)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