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를 통해 26관왕의 성적을 거둔 국민 배우 윤여정이 소감을 밝혔다.
'미나리' 기자간담회가 26일 오전 11시 10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열렸다.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정이삭 감독과 배우 윤여정, 한예리, 스티븐 연이 참석한 가운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는 아메리칸 드림을 향해 아칸소로 이사를 간 한인 가족의 성장기를 다룬 작품이다. 다수 해외 시상식에서 노미네이트와 수상의 영광을 안으며 주목을 받고 있다.
정이삭 감독은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인사를 드린다. 개인적인 영화이기도 한데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인사를 전했다.
이어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이민자의 이야기거나 시대적인 상황을 담고 있어서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어서 인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도 같이 공감을 해주는 것 같다"며 언급했다.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은 "한국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보실지 궁금하다. 식구처럼 이 영화를 만들었다. 이런 관심을 생각도 하지 못했고 기대를 못했는데 처음에는 좋았는데 지금은 걱정스럽고 떨린다"며 '미나리' 열풍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26관왕을 거머쥔 그는 "감사하다. 하지만 상패는 한 개밖에 못 받았다.(웃음) 실감은 못 하고 있고 말로만 전해듣고 있다. '나라가 넓으니 상이 많구나' 정도다"라며 함께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이들의 폭소를 유발했다.
손자에게 밤을 씹어서 주는 명장면을 탄생시킨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할머니로서의 입장에 관해 감독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이작은 내가 하려는 것에 대해 "그럴까요?"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며 감독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밝혔다.
이어 "덥기가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걸 다 잊을 수 있게 해준 것은 집에 가면 맛있는 밥을 해놓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말하니 밥에 집중하는 것 같은데 일할 때 열심히 한다"며 다시금 장내를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제이콥 역을 맡은 스티븐 연은 "윤 선생님과 같은 생각이다. 한국과 미국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정말 많이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이민자로서 이민 1세대 가장의 역을 연기한 그는 "나 또한 이민 가정에서 자랐고 부모님과 4살 때 미국으로 건너왔다. 제이콥은 진실된 캐릭터고 대사가 많지는 않지만 그 상황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제이콥의 마음을 연기해나갔다. 아버지 세대를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아버지라는 사람 자체를 잘 알게됐던 것 같다. 틀에 박힌 그 때의 아저씨 모습을 연기하고 싶지는 않았고 내가 제일 공감하는 모습으로 연기하고 싶었다.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가 모든 것들을 함께 해나갈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의 캐스팅 덕분이었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였다. 동류 배우들 뿐만 아니라 나 또한 이 작품에 헌신하면서 아이작 감독의 시나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동료 배우들과 감독을 향한 감사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니카 역을 맡은 한예리는 "처음 현장에 갔을 때 빨리 적응하고 촬영하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그때는 부담감과 모니카의 마음을 살필 여력이 없었다. 다 찍은 후에 모니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벌어지는 상황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솔직하게 표현을 하는 부분이 닮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븐과 마찬가지로 부모 세대에 대한 이해의 마음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에어비앤비로 같이 한 집에서 윤여정 선생님과 지내게 됐는데 그 집에서 주로 모두 모이고 밥을 먹었다. 그때 시나리오 번역본을 문어체에서 구어체에 가깝게 바꿀 수 있었다. 영화 촬영 들어가기 전에 한 주 찍을 분량 만큼의 대본을 수정할 수 있었다.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고 다들 시나리오에 대해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밝혔다.
마지막으로, 감독과 배우들은 극장가를 찾아줄 관객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남겼다.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는 가족의 식탁 같은 작품이다. '미나리'에 와서 가족처럼 따뜻한 식사를 하고 가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여정은 "'미나리'는 아무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작품이다. 건강하니까 잡숴보시면 좋겠다"고 인자한 미소와 함께 훈훈한 바람을 남겼다.
한편, '미나리'는 오는 3월 3일 개봉한다. (KBS미디어 정지은)
[사진= 판씨네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