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면접
요즘 대학생들은 낭만이 소실된 세대이다. 전공과 적성과는 상관없이 취업관문을 뚫기 위해 4년 내내 스펙을 쌓아야한다. 미국에 유학 갈 것도 아니면서 ‘T’나 ‘O’에 매달리고, 언론사 갈 것도 아니면서 일반상식 답을 달달 외워야 한다. 스마트한 엘리트 학생들은 일찌감치 연합동아리에서 체계적으로 스터디를 한다. 목표는 ‘스피라 링크스’입사! IT업계에서 최고로 주목받는 회사란다. 이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가? 그럼 착하게 살.아.라!
일본 아사쿠라 아키나리 작가의 소설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은 2021년 출간되었고 실사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소설과 일본영화는 한국에도 출간, 소개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제작사와 감독은 리메이크가 아니라, 원작소설을 한국 버전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원작소설에 충실하게, 그러면서 한국 상황에 적합하게, 무엇보다 취업생의 심리에 딱 들어맞는 작품을 만들기가 쉬울까. 그 결과물이 11월 4일 극장에서 공개된다.
영화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에 시작된다. 청년고용이 얼어붙고, 사람들 간의 관계가 단절되던 시절 ‘커넥트’를 기치로 내건 ‘스피라 링크스’는 취준생의 로망이었다. 여기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마지막 관문에 오른 여섯 명의 대학생이 있다. 회사 인사팀에서는 한 달 뒤 마지막 관문으로 여섯 명이 참가하는 ‘팀 토론’ 미션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단합이 잘 되면 ‘여섯 명이 모두 합격할 수도 있다’는 언질을 준다. 이제 6명의 대학생들은 ‘여유’를 갖고, ‘낭만’을 찾고, ‘최종면접’의 그날을 기다리며 팀워크를 다진다. 그런데, ‘최종면접’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제 여섯 명의 대학생들은 자신의 흑역사와 마주하며, 절대 보여주지 않았던 자신들의 또 다른 모습을 노정시킨다.
최종면접
굳이 코로나 시국이 아니어도 취업압박으로 잔뜩 긴장한 6인의 최종후보들은 ‘인사팀의 언질’에 표정이 풀리고, 차츰 마음의 문을 열며 공통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조이현, 김재원, 신승호, 강유석, 곽동연, 배강희 등 젊은 배우들은 취업성공의 과실을 따기 위해 열심인 것이 화면에 고스란히 보일 지경이다. 영화는 ‘최종면접’ 직전까지의 상황을 스피디하게, 효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면서 후반부 스토리와 이어지는 포석을 깔아둔다.
그런데 뜻밖의 ‘상황변경’은 이들 사이에 균열을 일으키고, 흑역사의 파묘라는 뜻밖의 방향으로 전개된다. 관객들은 캐릭터의 대사, 행동, 그리고 그들의 드러난 과거에 놀라면서 나름대로 스코어를 매기게 된다. 그러면서 후보자에게 가졌던 호불호의 선을 넘어, 면접관이 된 듯 그들의 진실성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원작소설은 전반부와 후반부를 절묘하게 나눈다. 관객들은 이미 끝난 시합의 결과를 2라운드에서 복기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는 거듭하여 결코 볼 수 없는 ‘달의 뒷면’을 언급한다. 극중 캐릭터는 ‘인사 시스템’에 대한 분노를 쏟아놓는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절규일 것이다. 일본영화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엄청난 미래가 걸린 취업의 경쟁자들은 위선적이리만큼 예의 바르고, 속내를 숨긴다. 그에 반하면 한국의 취업생들은 격정적이리만큼 감정을 노출시킨다. 그래서 ‘최종면접’ 통과가 어려운 것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마지막 합격자의 강점보다는 탈락자들의 마음가짐에 더 눈이 간다.
<최종면접>은 취업을 앞둔 취준생을 위한 실질적 가이드이면서 인간관계의 진실성에 대한 속 깊은 충고이다.
최종면접
▶최종면접 (영제:Final Interview) ▶원작: 아사쿠라 아키나리(浅倉秋成) 소설 <여섯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六人の嘘つきな大学生) ▶감독: 김정훈 ▶출연: 조이현, 김재원, 신승호, 강유석, 곽동연, 배강희 ▶제공: NEW, KC벤처스 ▶배급: NEW ▶제작: 커버넌트픽처스 ▶개봉: 2026년11월4일/ 15세이상관람가/107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