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러티
줄거리만 봐도 재밌을 것 같은 이야기이다. 무명 작가가 대형 출판사의 부름을 받고 가보니 베스트셀러 작가의 기대되는 프랜차이즈 작품의 결말을 대신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 작가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다는 것이다. 그래서 깊은 산속의 의심스러운 산장에 몇 달 머물며 작가가 남긴 초고와 자잘한 기록들, 사진들을 훑어보며 ‘대필 작가’의 길을 가게 된다. 그런데 휠체어에 앉아 있는 다친 작가는 수상하고, 남편은 지나치게 섹시하다. 무엇보다 대필 작가의 모험심과 관능 역시 만만치 않다. 무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다코타 존슨 아닌가. 무언가 음모가, 대반전이,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게 분명하다. 마이클 쇼월터 감독의 영화 <베러티>이다. ‘진실성’이란 뜻의 ‘베러티’는 ‘휠체어 신세의 베스트셀러 작가 이름이다. 분명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비밀을 숨기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제부터 그 산장으로 들어가서 확인해 보면 된다. 미스터리하거나 섹시하거나, 한심하거나 그럴 것이다.
뉴욕의 보잘 것 없는 아파트에서 사는 로웬 애슐리(다코타 존슨)는 최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엄마 때문에 슬픔에 잠겨 있지만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때 출판사가 솔깃한 제안을 해온다. 인기소설 시리즈를 마무리할 작가를 찾는 것이다. 베러티 크로포드(앤 헤서웨이)는 ‘악당의 시점’에서 소설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베러티의 남편 제레미(조쉬 하트넷) 말로는 심각한 교통사고 후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딸 하퍼가 카누 사고로 죽었다는 것이다. 뉴욕의 번화한 도로 교통사고 현장에서 우연히 만난 제레미와 로웬은 금세 가족을 잃었다는 슬픔을 공유한다. 그렇게 로웬은 부부의 산장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로웬은 베러티의 서재에서 발견한 USB에서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된다. 딸 하퍼의 죽음과 관련된 베러티의 고백. 로웬은 제레미의 친절함과 섹시함에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고, ‘악당의 시점’에서 시작된 소설은 에로틱 심리스릴러로 장르를 옮긴다.
베러티
‘베러티’는 부부의 불신, 그들 사이를 차지하게 되는 여자의 혼란, 정해진 불륜, 감춰진 비밀과 드러난 사실, 그리고 뜻밖의 진실 등이 회오리치는 드라마이다. 물론 사건은 그런 식으로 순조롭게 흘러가고, 관객을 붙잡는 것은 배우들의 숨 막히는 관능미일 것이다. 이 영화가 그 점을 만족시켜 줄지는 개인취향일 것이다. 오래 전 <진주만>에서 젊은 남자의 매력을 발휘한 조쉬 하트넷이 우아하면서도 의뭉스러운 남편을 연기하고, 앤 해서웨이는 휠체어 위에서 필사의 생존연기를 펼친다. 다코타 존슨은 이 간단한 상황에서 복잡한 캐릭터를 연기해야한다. 성공에 대한 갈망, 감춰진 욕정, 그리고 진실에 대한 궁금증까지. 과연 사건의 진상은 밝혀질까. 그 진실은 소설일까, 진실일까.
마이클 쇼월터 감독의 에로틱스릴러 <베러티>는 에로틱하지도, 스릴 넘치지도 않고, ‘진실성’은 과도한 설명체로 서둘러 막을 내린다. 어쩌면 관객은 서점으로 향할지 모르겠다.
▶베러티 (원제:Verity) ▶감독: 마이클 쇼월터 ▶출연: 앤 해서웨이, 다코타 존슨, 조쉬 하트넷 ▶원작: 콜린 후버 소설 [Verity](2018) ▶수입/배급: 소니 픽쳐스 ▶개봉: 2026년 10월 22일/116분/15세이상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