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
<너의 이름은.>, <언어의 정원> 등에 참여한 시노미야 요시토시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상영과 포럼 BIFF, GV 등 감독 내한 일정을 통해 국내 관객들과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불꽃 공장 철거 전 마지막 여름, 4년 만에 재회한 세 친구가 환상의 불꽃 ‘슈하리’를 쏘아올리는 이틀 간의 여정을 담은 수채화 감성 애니메이션이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포럼 BIFF와 GV를 통해 국내 관객들과 만났다. 시노미야 요시토시 감독도 첫 내한 일정에 참석해 10년에 걸친 제작 과정과 작품의 출발점, 수작업 중심의 창작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8일(목) 진행된 ‘아시아 애니메이션의 도약, 무엇으로 완성되는가’ 포럼에서 첫 발제를 맡은 시노미야 요시토시 감독은 오리지널 장편 애니메이션을 완성하기까지의 시간을 돌아봤다. 약 10년 전 작품을 처음 기획했지만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이후 감독과 배급을 경험하며 여러 제작사와 협업과 결별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형 IP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오리지널 작품이 제작되기란 쉽지 않다며, “결국 제작자가 포기하지 않고 집념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작품의 시작에는 감독 자신의 개인적인 기억도 있었다. 바닷가 마을에서 성장하며 매립으로 익숙했던 바다와 지역의 불꽃축제가 사라지는 모습을 경험했고, 이후 “태양광 패널이 늘어선 풍경을 본 딸이 ‘아빠, 저게 바다야?’라고 묻는 순간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풍경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됐다”고 전했다.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
작품 전반에 수작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이야기가 이어졌다. 감독은 “장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인 만큼 제작 방식에도 사람의 손길을 남기고 싶었다”며, “CG로 대체할 수 있는 것까지도 손으로 만드는 것을 고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작품에는 직접 드로잉한 불꽃과 스톱모션 기법이 활용됐으며, 워크숍을 통해 일반 참가자들이 직접 그린 불꽃 역시 영화 속에 담겼다. 그는 AI와 디지털 기술이 더욱 보편화되는 시대일수록 결과물의 외형만큼이나 “그 작품에 참여했던 당사자로서의 경험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9일 진행된 GV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제작 비하인드와 감독의 미학적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시노미야 감독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 대해 약 20년 전 처음 만난 뒤 “한 명의 창작자가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 그 힘을 알게 해준 분”이라고 소개하며,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 완성 후 직접 작품을 봐달라는 메일을 보냈던 일화도 전했다. 또한 영화 속 오비나타 불꽃 공장의 공간을 설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를 묻는 관객의 질문에는 ‘생활감’으로 답했다. 오랜 시간 실제 사람이 살아온 흔적이 느껴지는 공간을 먼저 구축한 뒤, 그 공간이 타오르는 장면을 통해 더욱 강한 감정적 인상을 남기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회화를 전공한 자신의 감각과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20개국의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제작에 참여한 과정 역시 이번 작품의 중요한 일부라고 덧붙였다.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는 13일(화) 오후 2시 40분 CGV센텀시티 IMAX관에서 일반 상영을 통해 다시 한번 부산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며, 이어 10월 14일(수)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을 통해 전국 관객들을 찾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