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폰소 쿠아론 감독 마스터 클래스
영화 <실낙원>의 연상호 감독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마주 앉았다.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류선우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이다.
<실낙원>의 연상호 감독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에 모더레이터로 나섰다. 연상호 감독은 '영화 만들기란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질문을 준비했고, 두 감독은 창작의 근원부터 연출의 윤리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계시록>으로 인연을 맺은 사이. 당시 제작에 참여했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프로듀싱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제가 연상호 감독의 팬이어서"라며 "제가 제작과정에 참여하는 작품은 그 감독들의 차기작이 궁금해서다. <계시록>도 그 중 한 작품이었다” 이라고 밝혀 현장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마스터 클래스
대화의 중심에는 '통제와 우연'이 있었다. 연상호 감독이 처음 구상한 영화와 실제로 만들어지는 영화가 달라지는 순간에 대해 묻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커리어 초반과 달리 지금은 그 과정 자체를 따라가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 자신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예상 밖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며 우연이 감독에게 친구가 되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연상호 감독 역시 애니메이션 현장에서도 우연한 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며, 그것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새로운 발명이 일어난다고 화답했다.
'성공한 영화'의 기준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박스오피스나 평단의 반응보다 그 영화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가 자신에게는 가장 큰 잣대라고 답하며, 자신에게 가장 많은 것을 가르쳐준 <칠드런 오브 맨>이 개봉 당시에는 성공적이지 못했던 영화였다고 밝혀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또한 자신이 매료되는 엔딩은 새로운 출발이 되는 엔딩이라며, 관객이 극장을 나선 뒤에도 영화를 품고 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감독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마스터 클래스
객석의 질문까지 더해지며 뜨겁게 이어진 대화를 마무리하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부산을 너무 좋아하게 되어 꼭 다시 오고 싶다는 인사를 남겼다. 영화를 만드는 일에 대한 두 감독의 진지한 탐구가 오간 현장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의미 있는 순간으로 남게 됐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의 재회로 영화를 향한 변함없는 열정을 보여준 연상호 감독. 그의 신작 <실낙원>은 오는 10월 2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