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설날 연휴가 지나고 가족 관객들의 피로를 날려버릴 코미디 영화가 왔다고 생각했으나, 과유불급. 너무 과한 설정들이 본질을 망치는 영화가 탄생해버렸다.
'미션 파서블'(감독 김형주)은 비밀 요원 유다희(이선빈 분)가 흥신소 사장인 우수한(김영광 분)과 우연히 만나게 되며 무기 밀매 사건을 공조해 악당들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청년경찰'(감독 김주환), '걸캅스'(감독 정다원)처럼 현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하고 두 인물 간의 휴머니즘, 동료애가 제대로 담긴 버디 무비가 왔다고 생각했으나 그 기대는 영화 초반부터 와르르 무너진다.
얼떨결에 무기 밀매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손을 잡은 두 인물은 어딘가 허술하다. 중국에서 온 엘리트 요원 유다희, 그리고 아픈 과거를 안고 살아가는 전직 특임대 출신의 우수한은 출중한 실력을 지닌 인재지만 수상한 의상을 입고 다니거나 오해할만한 단서를 흘리고 다닌다. 이렇게 주인공 캐릭터들을 과하게 멍청하게 만든 설정은 영화를 보는 내내 의문을 자아내게 만들고 개연성 없는 서사라는 구멍을 만든다.
더불어 '코미디 영화니까'라는 변명을 쓰기에는 터무니 없는 설정들이 난무한다. 국가 정보기관에 일하는 요원들이 서로가 요원인지도 알아보지 못하고 요원 한 명이 차에 치여 실종이 되었는데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과한 설정에서 나아가 '미션 파서블'은 선을 넘는다. 야구장에서 두 남성 요원이 키스 타임 카메라에 잡히는 장면이 인터넷 상에서 클립으로 떠돌자 성소수자 커플을 조롱하며 "저것도 불륜이라고 불러야 하나?"라는 댓글이 달리는 신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지적하기보다는 오히려 인격체를 희화화하는 듯 묘사되어 마음 한 구석을 불편하게 만든다.
우수한이 악당의 뒤에서 시중을 드는 외국인 여성들, 순대 트럭 앞에 등장한 여성의 외모를 가르키며 유다희에게 "미인계를 썼으면 어쩔 뻔 했냐"고 조롱하는 장면 또한 마찬가지다. 한동안 이런 장면이 담긴 영화가 제작되지 않아 기쁘던 바였으나 2021년 새해부터 여성의 외모를 품평하는 장면을 볼 관객들을 생각하니 숨이 막히려고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뭔가 잘못된 주성치 영화'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옛날 영화에서 오는 향수를 불러일으킬 생각이었다면 그 시도는 실패했다. 오히려 과한 웃음 유발 포인트와 개연성 없는 서사는 정말 '굳이?'라는 말을 되뇌이게 만든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 속에서 현 시대가 지향하는 가치관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점부터 이 영화를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 앞서는 바다. (KBS미디어 정지은)
2021년 2월 17일 개봉/ 15세 관람가 (KBS미디어 정지은)
[사진= 메리크리스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