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서점에서 우연히 원작 만화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왜 이야기를 쓰고 창작하는가, 나는 왜 영화를 만드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하며 창작자의 짊어진 '업(業)'을 스크린에 담고자 했습니다."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이 신작 〈룩백〉(Look Back)을 들고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찾았다.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고레에다 감독을 비롯해 후지노 역의 데구치 나츠키, 나나세 후리(아역), 쿄모토 역의 마키타 아쥬, 오카다 로카(아역)가 함께 참석했다.
<룩백>은 《체인소 맨》으로 유명한 후지모토 타츠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다. 2024년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 고레에다 감독이 실사영화로 다시 만든 것이다. 고레에다 감독의 <룩백>은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큰 관심을 받았다. 영화는 초등학교 교지에 네 컷 만화를 그리며 만화에 대한 열정을 가득한 두 소녀의 애틋한 우정과 비극적 헤어짐을 담아낸다. 감독은 디지털 대신 35㎜ 필름으로 아키타현 시골 마을의 사계절 풍광을 담아냈다. 고레에다 감독은 "필름 촬영은 후반 작업으로 수정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해 '오직 지금 이 순간, 여기서만 가능한 것'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만든다"며 "배우와 현장의 긴장감이 빚어내는 고유한 자장(磁場)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닿을 것이라 믿었다"고 전했다.
영화 '룩백'
성장한 후지노를 연기한 데구치 나츠키는 "감독님이 '등으로 쿄모토를 느껴 달라'고 디렉션을 주셨다. 둘이 함께 연기하다가 홀로 남겨진 공간에서 마주한 허망함과 쓸쓸함을 가슴 깊이 느끼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실사영화 <룩백>에는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한 장면이 사용된다. 이에 대해 감독은 "두 사람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시각적으로 되살리고, 과거와 미래를 잇는 중간 영역의 언어로 기능하도록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레에다 감독은 에디 레드메인과의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이라면 "지금 시나리오를 열심히 쓰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것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순조롭게 준비하고 있다. 그 작품으로 다시 부산국제영화제에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목 ‘룩 백’처럼 누군가의 등을 보며 걷고 한 뼘 성장하고, 등을 보이며 이별하는 것처럼 결코 예상하지 못한 비극과 상실의 아픔을 실사영화에 녹여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룩백>은 BIFF 상영에 이어 8일 국내 정식 개봉한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