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남: 더 레드’
전쟁, 테러, 국가첩보활동 등 극도의 신체적 위험이 수반되는 임무를 확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제임스 본드나 제이슨 본 같은 인간 스파이 대신 T계열의 전사가 더 안성맞춤일 것이다. 영화에서는 오래 전부터 의학과 과학의 기술을 바탕으로 ‘보통의 인간’을 특수목적에 맞게 변형, 육성, 개조해 왔다. 이런 작품은 박훈정 감독의 ‘마녀’ 연작 이전에도 수도 없이 나왔다. ‘안나’, ‘로건’, ‘모건’, ‘아키라’, ‘니키타’ 등이 다 그런 인물이다. 이번에도 그런 특수목적의 양생(養生)인간이 등장한다. 한국 웹툰에서는 안 되는 것이 없다!
영화 <부활남: 더 레드>는 자신이 특별한 ‘육신’을 가졌다는 사실을 모른 채 평범하게, 혹은 평범이하의 삶을 살아가던 구교환이 필연적으로 자신의 초인적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운명적으로 악과 싸우는 이야기이다. 뻔한 스토리이지만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와 재기발랄한 연출, 그리고 신나는 음악으로 괜찮은 오락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부활남: 더 레드’
석환(구교환)은 입사 면접을 하는 날 아침에도 PC슈팅 게임을 하는 보통의 인간이다. 어쩌면 동생 예린(김시아)의 눈총을 받는 하찮은 인간에 가깝다.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이 다국적 용병집단 같은 킬러들이 들이닥치고 석환은 실컷 두들겨 맞고는 죽는다. 그리고 길가에 내버려진다. 그런데 정확히 사흘 뒤 기적같이 살아난다. 그리고 다시 얻어맞고, 다시 죽고, 다시 살아난다. 살아날 때마다 석환의 육체적인 힘과 능력치가 폭발한다! 알고 보니 그는 어린 시절 ‘노아’라는 업체에서 만들어낸 실험체 '레드'였다.
아이들이 비참하게, 비정하게, 비인간적으로 생체실험 당하는 것을 불쌍히 여긴 연구원이 그를 빼돌려 서울 하늘 밑에서 숨은 듯 살아온 것이다. 이제 ‘노아’의 미치광이 과학자들은 실험체 ‘레드’를 회수하러 엔터프라이즈급 배를 타고 한반도로 온다. ‘레드’가 있어야 나머지 실험체 ‘블루’와 ‘블랙’을 강력한 인간병기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흐름으로 보자면 박훈정 감독의 액션이나 엑스맨 스타일의 변형인간들이 쏟아질 듯하다. 하지만 백 감독의 연출은 예상 밖으로 경쾌하고 액션은 기대 이상으로 파워풀하다. 그리고 구교환이 그의 보통친구 강기영과 펼치는 찰떡우정 연기와 김시아와 보여주는 생동감 넘치는 가족연기는 이 영화를 의(疑)과학적 액션영화가 아니라 이상하지만 정이 가는 유사가족 드라마로 만든다.
구교환의 깐족거리는 연기와 그 깐족거림을 극대화 시키는 강기영의 받아주는 연기, ‘악역에 충실한’ ‘블랙’ 신승호의 연기가 시너지를 준다.
마블과 디시의 슈퍼히어로 무비에 길들여진 한국에서는 <마녀>계열과 <가족계획>(쿠팡플레이), 그리고 비운의 영화 <하이파이브> 등을 거치면서 괜찮은 프랜차이즈의 씨앗을 뿌린 셈이다. 세상에 색깔은 ‘블루’,‘블랙’,‘레드’만 있는 것이 아닐 것이고 과학자와 의사들의 실험 데이터베이스는 슈퍼컴퓨터와 AI사이에서 무한 증폭할 것이니 이 영화의 폭발적 속편들이 기다려진다. 참, 김유정은 ‘블루’로 깜짝 등장한다.
▶부활남: 더 레드 (REAWAKENED MAN)▶감독:백(백종열) ▶출연:구교환, 신승호, 강기영,김시아,김성령,김인우,저스틴 하비, 김유정,정준원,이동휘 ▶개봉:2026년9월30일/15세이상관람가/101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