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살
내달 29일 개막하는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의 역사에 관한 특별한 영화를 상영한다.
'시네필전주' 섹션의 '홍콩귀환: 시네마 + 아방가르드' 특별전은 아시아 최초의 글로벌 현대 시각문화 미술관인 'M+ 홍콩'의 복원 프로젝트와 '아시아 아방가르드 영화 컬렉션' 사업을 통해 4K로 복원된 작품들이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무협과 액션코미디로 대표되는 홍콩영화사의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독립예술영화 총 7편(장편 4편과 단편 3편)을 소개한다.
장편 작품으로는 탕슈쉬엔 감독의 〈동부인〉이 관객과 만난다. 홍콩 영화산업 밖에서 제작된 최초의 아트하우스 영화로, 전통적인 사랑 이야기를 유럽적인 감성과 미학으로 풀어낸다. 왕가위 감독의 멘토이자 협력자로 알려진 탐유먼 감독의 〈애살〉은 홍콩영화의 인기를 이끈 배우 임청하와 홍콩 최고의 미술감독 장숙평이 참여해 드라마·스릴러·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절묘하게 결합하고, 강렬한 색감과 과감한 미장센으로 인물의 운명과 심리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동부인〉과 〈애살〉은 M+ 홍콩의 주요 파트너인 샤넬이 지원하는 'M+ Restored' 프로젝트에 포함된 작품이다.
팔림프세스트: 이름에 관한 이야기
에릭 로메르의 편집감독으로 활동하며 감독으로서도 작업을 이어온 메리 스티븐 감독의 신작 〈팔림프세스트: 이름에 관한 이야기〉도 관객과 만난다. 이 작품은 타이베이 금마장시상식에서 2관왕에 올랐으며, 중국계 외모와 영어 이름을 지닌 감독이 자신의 가족사를 따라가며 정체성과 운명, 픽션의 의미를 탐구하는 다큐멘터리다. 또한 메리 스티븐 감독의 초기작 〈비단의 그림자〉도 선보인다. 1935년도 파리에서 촬영된 작품으로, 상하이에서 살던 두 중국 여성의 관계를 통해 식민지화, 이주, 소속감을 다룬다. 〈비단의 그림자〉(1978)도 2024년 M+ 홍콩의 지원으로 복원을 한 영화이다.
이번 섹션에서 가장 전위적인 영화이자 최초로 공개되는 큐레이팅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적 혁명, 공적 공간: M+ 아시아 아방가르드 필름 컬렉션'은 3편의 영화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유신정권에 반기를 들어 16mm 카메라를 총처럼 들고 실험영화 제작에 앞장선 개척자 한옥희의 〈무제 77-A〉와 대만 개념미술 발전의 대표 아티스트 천제런의 〈기능장애 No.3〉, 필리핀 퀴어영화의 선구자 닉 데오캄포의 〈혁명은 노래 후렴처럼 돌아온다〉는 모두 세 국가의 계엄령 시기에 제작되었고 모두 거리를 무대로 삼았다. 억압적인 정권에 맞서기 위해 예술가들이 변화를 외치며 영상매체를 활용한 방식과 에세이 필름, 퍼포먼스, 실험영화까지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된 저항의 기록을 볼 수 있다. 아시아 아방가르드 필름 컬렉션은 사넬의 지원을 받은 프로젝트이다.
기능장애 No.3
전주국제영화제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이 자리를 빌어 귀중한 영화를 복원하고 소장품을 개방해 준 M+ 홍콩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영화 복원은 우리의 세계와 삶을 잊지 않기 위한 중요한 시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의 영화들은 이러한 기억을 간직한 채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번 기획을 통해 관객들이 그 영화들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홍콩귀환: 시네마 + 아방가르드 섹션 상영작을 공개하며 주목받고 있는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026년 4월 29일(수)부터 5월 8일(금)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및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