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미국 워싱턴DC의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는 '도널드 J. 트럼프 & 존 F. 케네디 메모리얼 공연예술센터'로 이름을 바꾼다. 바로 그곳에서 최근 시사회가 열렸다. 미국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근황을 전하는 다큐멘터리 <멜라니아!>이다. 이 영화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다시 확정되는 순간부터 취임식까지,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의 화려한 20여 일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거액의 배급권을 획득하며 단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 작품은, 단순한 인물 다큐를 넘어 '트럼프 시대'의 귀환을 알리는 거대한 찬가와 같다.
영화는 마라라고 리조트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이힐을 신은 멜라니아의 전신을 훑으며 그녀를 '여신'처럼 등장시킨다. 내용은 모델 출신다운 패션 감각과 취임식 의상을 준비하는 과정, 백악관 가구 교체와 벽지 선택 등 영부인으로서의 '살림살이'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동시에 'Be Best' 캠페인과 해외 정상 부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권력의 정점에 선 여성의 업무적 측면도 부각한다. 특히 차량 이동 중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을 부르는 모습 등은 신비주의 뒤에 가려진 '인간적 영부인'의 면모를 의도적으로 노출한다.
연출을 맡은 브렛 래트너 감독은 <러시 아워>의 감각을 살려 화려한 미담을 완성했지만, 사용된 음악들은 다소 의미심장하다. 'Gimme Shelter'부터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에 이르는 선곡은 찬사 일색인 화면과 묘한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이 영화는 멜라니아라는 개인을 넘어, 그녀의 높은 하이힐 굽 높이에서 바라본 '위대한 미국'의 단면을 전시한다. 누군가에게는 패션과 내조의 완벽한 표상으로, 누군가에게는 미디어와 권력이 결탁한 기이한 홍보물로 읽힐 것이다. 확실한 것은 아마존이 이 작품에 거액을 투자한 것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트럼프와 미증유의 관세전쟁을 펼쳐야할 글로벌 리더들은 킹의 머리에 올려진 왕관을 더 화려하게 빛낼 회심의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800자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