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정
고윤정이 넷플릭스 드라마로 돌아왔다. <무빙>의 장희수,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의 오이영을 거쳐 <이 사랑 통역되나요>의 차무희로. 차무희는 극중에서 한 편의 영화로 뜻밖의 스타덤에 오르지만, 어릴 적 비극적 가족사의 트라우마로 ’도라미‘라는 또 하나의 자아가 나타나면서 정신분열증 상황에 빠진다. 통역사 김선호가 그들 사이에서 A.I.가 결코 따라할 수 없는 마법의 통역을 펼치게 된다. 고윤정을 만나 ’차무희가 좋은지 도라미가 좋은지‘ 물어보았다.
Q. 예상대로 드라마가 화제폭발이다.
▶고윤정: “어제 (인스타) 천만 팔로우가 되었다. 극중에서 차무희가 천만 팔로어 이야기하는 것은 귀여운 설정이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딱 천만이 된 것이다. 의미 부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드라마를 얼마나 보았는지,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는 수치로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작품 홍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갔었는데 김선호 선배님이 ’인도네시아 프린스‘라는 걸 체감했다. 그 환호 소리를 듣고 실감했다.”
Q.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도라미‘ 역할을 즐기는 것 같았다.
▶고윤정: “처음 대본을 4부까지 받았었다. 도라미가 무희의 망상이지만 아직 현실로 나오지는 않았다. 7부 엔딩에서 도라미가 현실로 나오면서 무희는 잠식되어 버린다. 그런 내용을 알기 전까지는 통역사와 여배우의 사랑이야기라는 설정 자체가 신선했던 것 같다. 로맨스가 메인인 작품을 해 본적이 없다. <환혼>은 판타지 사극이고,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도 멜로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메디컬 성장드라마였다. 그래서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운 좋게 이 작품을 하게 되었다. 7부 엔딩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역할이 하나 더 있었던 것이다. 사실, 무희와 도라미가 다르고, 도라미에 잠식된 무희 또한 다르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1인 3역 같은 느낌이었다. 부담이 되면서도 설레는 마음도 컸다. 약간은 B급 정서를 살리고 싶었다. 절대적 악인이라기보다는 약간은 악동처럼 보이는, 의도치 않은데 빌런 같은 존재이다.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 역할이 반가웠다.”
'이 사랑 통역되나요'
Q. 김선호 배우는 인터뷰를 통해 고윤정 배우와 연기한 것이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했는데.
▶고윤정: “저도 그래요. 김선호 선배는 되게 자연스럽다. 힘을 줄 때는 주고 뺄 때는 빼고. 코미디 연기도 잘 한다. 코미디 연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선호 오빠는 정말 다양하게 잘 한다. 보고 배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좋은 기회를 얻은 것이다. 현장에서 관찰하고 따라하는 걸 좋아하는데 선호 오빠를 엄청 관찰하고 따라했던 것 같다. 그렇게 놀고 즐기면서 연기를 하는 걸 보고 나도 미래에는 저렇게 즐겁게 일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처음에는 어떻게 친해졌는지.
▶고윤정: “우선은 불편하지 않게 해드려야지 생각했다. 선배는 ’밈‘을 하나도 모르는 것이다. 이것저것 밈에 대해서 알려주면서 자연스레 대화가 많아진 것 같다. 유머나 개그 코드는 빨리 변한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의 개그 코드가 맞았던 것 같다. 요즘은 오히려 ‘너, 분발 해야겠다’ 그런다. 내가 어마어마한 사람을 키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사랑 통역되나요'
Q. 불행의 아이콘에서 사랑받는 스타가 된다. 다채로운 감정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은?
▶고윤정: “어두운 것은 어둡게, 슬픈 것을 슬프게 연기하는 것도 좋지만 차무희는 웃고 있어도 슬프게 보일 때가 있다. 무희가 밝고 해맑은 모습을 보일수록 어두운 면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했다. 최대한 그 폭을 크게 해서 감정기복을 드러내려고 했다.”
Q. 배우 고윤정과 스타 차무희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고윤정: “직업이 배우이니 비슷한 점이 있을 수 있다. 대중에게 모습을 보이는 자리나 인터뷰 장면은 다들 알 것이다. 그런데 차 안이나 대기실에서의 모습은 모를 수도 있다. 그건 내가 늘 하는 일이니 이번 작품에 좀 녹일 수 있어서 편한 부분이 있었다. 무희는 짧은 시간에 스타덤에 올랐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갑자기 스타의 자리에 오른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을 것이다.”
“무희나 나나 그런 불안감은 있을 것이다. 현재의 인기라는 것이 거품이지 않을까 하는. 무희에게는 과거의 트라우마가 있다. 간절했던 이 행복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공존한다고 생각했다. 간절한 만큼 불안도 컸을 것이다. 물론 내게는 그 정도의 불안감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심한다. 말과 행동, 판단 하나로 잘못된 길을 가게 된다면 그 때문에 피해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기에. 이 일을 하면서 점점 더 체감한다.”
Q. 쿠로사와 히로를 연기한 일본 배우 후쿠시 소타에 대해서.
▶고윤정: “제가 일본어를 조금씩 배웠는데 후쿠시 소타 배우도 한국어를 배웠다더라. 1년 동안 유튜브와 어플 깔아서 독학을 했다고 한다. 유창하지는 않아도 소통이 될 정도였다. 그 분이 영어를 잘 해서 감독님이랑 영어로 대화를 했다. 소통에는 문제가 거의 없었다. 촬영에 열정적인 분이었다.”
Q. 김선호 배우와 역할을 바꿔 연기 연습을 했다는데, 연기에 도움이 되었는지.
▶고윤정: “서로 대사를 바꿔 보니 상대의 감정을 더 잘 알겠더라. 도움이 많이 되었다. 제가 하는 무희와 도라미는 액팅을 담당하고, 선호 오빠가 리액션을 담당하는 연기가 많았다. 그동안 보아온 로코를 생각해 보면 여자주인공이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은 그 여자주인공을 사랑스럽게 봐주는 남자주인공 때문이다. 그 표정을 보고 몰입이 되는 것이다. 선호 오빠가 그걸 너무 잘해 주셨다. 오빠가 없었으면 완성되진 못 했을 것 같다. 서로 엄청 많이 의지했다.”
고윤정
Q. 무희는 어떻게 주호진에게 스며드는가.
▶고윤정: “무희의 감정 선을 따라가는 게 어렵진 않았다. 무희는 ‘유죄인간’이잖아요. 처음 만난 사람에게 곤란한 상황에서 통역을 해달라는 부탁한다. 호진은 피할 수도 있었을 텐데 심상이 다정하니까 그렇게 해준다. 그리고 무희의 오해이긴 하지만 자신을 찾아와줬고, 자신이 혼수상태일 때에도 꾸준히 안부를 묻는다. 도라미라는 망상이 계속 보이자 같이 병원도 데려다준다. 무희의 그런 감정은 공감이 되었고, 호진에게 감정이 가는 것을 표현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다만, 커지는 감정과 불안이 함께 올 거라 생각했다. 사랑이 서툴고, 어렸을 때 트라우마도 있으니까. 9화 엔딩에서 ‘사랑해 주세요, 주호진 씨. 내가 당신을 사랑하듯이’라고 말한다. 그 전에는 도라미가 ‘걔는 어쩌구..’라고 말했었는데 ‘당신’이라고 호칭을 바꾼다. 이건 무희가 정말 간절하게 원했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도라미로서 많이 이해했다. 정말 무희가 호진이를 많이 좋아하고, 확신이 들 수 있을 만큼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Q. 차무희와 도라미는 어떤 관계일까.
▶고윤정: “같은 인물로 생각을 했었다. 약간은 도라미가 무희의 대변인이자 통역사라고 생각했다. 호진은 무희의 말을 이해하려고 해도 좁혀지지 않는 간격이 있다. 그것을 도라미가 시원하게 이야기해준다. 호진이도 그 부분을 감안하고 듣는다. 말하지 못하는 부분을 정말 너무 솔직하게 도라미가 말한다. 직설적이고, 막말처럼 들리지만, 시원하게 말해줬기에 호진이랑은 더 이상의 오해 없이 이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또 무희와 도라미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무희가 상처받지 않게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무희는 말을 돌려서 하는데 그건 자기방어를 하는 것이다. 도라미는 막말로 무희를 방어하는 것이다. 둘 다 무희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다. 캐릭터를 조금 다르게 연기 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같다고 생각한다.”
Q. 고윤정 배우는 남학생 같다는 말이 있다. 본인 성격은?
▶고윤정: “낯을 좀 가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한 번 정이 들면 조금 오래 가는 것 같다. 작품을 한 번 하면, 코드가 잘 맞고 결이 잘 맞으면 금방 친해진다. 작품 끝나고 헤어질 때 너무 아쉬워서 매번 마지막 촬영 때 울었다.”
Q. 혹시, 기회가 된다면 할리우드 거장 감독의 어떤 작품에 출연해 보고 싶은지.
▶고윤정: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 같은 작품. 말을 되게 천천히 배워서 말을 못하는 장면들이 더 많다. 그런 연기도 한번 해보고 싶다. 비언어적으로 표현하는 것 말이다. 이번 드라마는 통역을 소재로 한다. 말이란 것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이 사랑 통역되나요>가 이런 소통의 부재에 중점을 두었다면 <프랑켄슈타인>은 아예 말이 없거나, 되게 동물적으로 리액션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다. 그게 되게 재밌어 보였다.“
고윤정
Q. <이 사랑 통역되나요>는 어떤 드라마인가
▶고윤정: ”로맨스를 기반으로 스토리가 흘러가지만 중간에 도라미라는 존재가 둘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준다. 사랑을 하려면 소통도 굉장히 중요하다. 사람마다 각자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호진이라는 캐릭터는 번역가가 아니라 통역사이다. 번역가는 말을 그대로 전해 옮기는, 정보전달의 의미가 있다면, 통역사는 두 사람의 의사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데 의의가 있는 것 같다. 무희의 상태와 속마음을 이해하고, 소통을 더 원활히 하는 존재로서 통역사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2026년의 목표는 새로운 변화들에 도전하고 싶다. 도라미가 변화에 적응 하듯이, 모험이나 도전은 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 같다. 안 해 본 것 해보고 싶다. 하는 일이 항상 즐거웠으면 좋겠다.“
고윤정의 차기작품은 JTBC 토일 드라마이다. 제목부터 심상찮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다. <또! 오해영>,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의 박해영 작가의 작품이다. 고윤정과 함께 구교환, 오정세, 강말금, 박해준이 출연한다. 올 상반기 방송예정이다. 기대가 많~~~~~~~~~~~~~~~~~~~~~~~~~~~~~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