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로맨틱 가이 김선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 사랑 통역되나요>에서 다시 한 번 스윗한 로맨스 연기의 정석을 보여준다. 김선호는 이번 작품에서 다중언어 통역사 주호진을 맡아, 글로벌 톱스타 차무희와 엇갈리는 듯 이어지는 소통의 연기를 보여준다. 일본과 이탈리아와 캐나다를 오가며 사랑의 통역사를 연기한 김선호를 만나 작품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배우들과 피디와 모두 재밌게 찍었다. 인상 한 번 쓴 적 없이. 다들 작품이 빨리 공개되기를 바랐다. 작품 끝내고 같이 운동 하고, 밥 먹으면서 빨리 작품이 오픈되기를 기다렸다.”
Q. 함께 호흡을 맞춘 고윤정 배우는 어땠든지.
▶김선호: “윤정 씨는 엄청 고마운 분이다. 연기를 할 때 맘이 열려있다. 촬영 첫 날 기념품을 사서는 모두에게 돌렸다. 현장에선 언제나 먼저 ‘어제 뭐 먹었어요?’라며 친근하게 말을 건넨다. 나도 작품을 할 때 벽을 두지 않는 편인데 그런 게 연기의 합이 잘 맞춰진 것 같다.”
Q. 다중언어통역사를 연기했다. 어렵지는 않았는지.
▶김선호: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힘들었다. 한 언어만 하는 게 아니어서. 이탈리아어를 하면서 동시에 다른 언어로 연기를 해야 하니. 너무 긴장했다. 처음 이태리어 장면을 끝내 놓고는 우리말만 하는 연기였는데 두 시간 내내 틀렸다. 그래서 홍삼 먹었다. 윤정 씨가 그걸 보고 ‘저 선배 진짜 힘들겠다’고 말한 것이다.”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되나요'
Q. 로코로 돌아온 소감.
▶김선호: “장르 때문에 이번 작품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밝은 작품을 하면 좋다. 세트장이 주는 따뜻함이 있다. 그런 분위기에 현장의 모든 사람이 묻어간다. 팀워크가 좋을 수밖에 없다. 가족 같은 분위였다. 촬영 끝나면 피자 먹으러 가고. 로코의 분위기라는 게 있는 모양이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지는.
▶김선호: “다 좋았다. 특히 생각지도 못한 오로라를 볼 수 있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 시차적응을 못해 잠들었는데 윤정씨가 깨워 보러 간 것이다. 실제 보니 해가 떠있어도 볼 수 있더라.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캐나다 밴프에서 본 것인데 잊어지지가 않는다.”
Q.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김선호: “글을 받았는데 처음에 나온 문장이 마음에 확 와 닿았다. ‘사람에게는 각자의 언어가 있다’는 말에 꽂힌 것이다. 서로 다른 언어들이 부딪혔을 때,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극 초반에 무희와 호진이 해외에서 만나잖은가. 그런 생각 가끔 한다. 낯선 곳에서의 뜻밖의 만남.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두근거림이 상상된다. 글을 되게 즐겁게 읽은 것 같다.”
Q. 준비하면 어려웠던 점은.
▶김선호: “이탈리아 말이 재밌다. 템포가 재밌게 느껴졌다. 빠르고 에너지가 있다. 연기를 하며 힘들었던 것은 다른 언어와의 템포를 맞추는 것이다. 호진이 다른 언어도 하니까 서로 싱크를 맞춰야한다. 한 사람이 너무 다양한 소리를 내지 않아야한다. 이탈리아 가족의 아이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 대사가 그랬다. 상황이 급하니 이탈리아 선생님이 너무 열정적으로 빠르게 대사를 하는 것이다. 내가 ‘이게 가능해요’라고 물어보았다.”
Q. 외국어 대사의 부담감은?
▶김선호: “사실 일본어 대사가 부담이 컸다.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으니 내심 불안했다. 그래서 수시로 선생님에게 확인했다. 주변에서 괜찮았다고 하니 다행이다. 오히려 짧게 대사하는 것이 힘들었다. 배우는 감정으로 연기를 는데, 감정을 배제하고 짧게 대사만 내뱉는 연기가 힘들더라. 대본 받고 4개월 동안 대사에 집중하며 연습했다.”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되나요'
Q. 매 장면이 설렌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다면.
▶김선호: “초반 일본 장면에서 기찻길을 사이에 두고 차무희가 ‘건너오지 마세요. 빨리 (그 섬으로) 가 봐요’라고 말하는 장면. 그게 두 사람의 마음의 거리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캐나다 시장 신. 둘의 관계가 조금씩 가까워진다. 또 하나 더 꼽자면 눈 오는 날 계단을 오르는 장면이다. 스태프들이 눈을 뿌린 것이다. 소리를 지를 만큼 아름다웠다. 그 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Q. 차무희는 아무 말이나 하는 캐릭터이다.
▶김선호: “무희는 정말 아무 말이나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호진이나 무희나 둘 다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무희는 아무 말이나 하고, 호진은 정리되지 않았다면서 말을 하지 못한다.”
Q. 호진이는 어떤 사람으로 자랐는지.
▶김선호: “시작할 때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여쭤봤다. 호진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정확하게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해주셨다. 부유하게 자랐지만 어떤 결핍이 있다고 보았다. 극에서는 호진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풀어놓지는 않는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려는 자기방어적인 모습이 있다. 그런 호진이가 차무희에게 어떻게 물들어 가는지, 언제부터 스며들어야 공감이 갈까 생각했다. 감독님과 함께 회차를 보면서 ‘이 장면쯤에서 감정을 낮춰볼까요?’라며 조율을 했다.”
Q. 호진과 무희, 호진과 도라미와의 케미가 아주 중요해 보인다.
▶김선호: “서로 대본을 바꿔 보기도 했다. 이게 이해가 되냐면서 역할을 바꿔서 읽었다. 그게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하는 대사나 행동이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으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되었다.”
Q. 로코 연기가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다. 따로 연구하는지.
▶김선호: “하하. 그런 칭찬 들으면 이틀이 기분 좋아요. 멜로 연기를 연구한 게 아니라 작가님이 이 역할이 중심을 잘 잡아주어야 한다고 했고, 그런 게 신의 정점에 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액션 연기는 효과적으로 보이게 하는 게 있다. 하지만 로맨스 연기는 단순하다. 보시는 대중들이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베스트이다. 모두가 품고 있는 감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너무 가짜 같은 건 말이 안 된다. 감정의 틀에서 미묘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김선호
Q.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짧게 등장하지만 임팩트가 컸다.
▶김선호: ”감동 받았다. 내가 출연하는 화의 대본만 볼 수 있었다. 그 대본만 보고도 웃고 울었다. 정말이지 한 순간도 재미없었던 부분이 없었다. 작품이 공개될 때 다른 작품을 촬영하느라 반응을 몰랐다. 회차가 많지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저를 ‘충섭’으로 기억해주신다. 배우로서의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SNS를 통해 해외 분들도 좋아해주는 게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Q. 연출자 유영은 감독은 어땠는지.
▶김선호: ”생각보다 쿨 하시다. 어렸을 때 운동선수였다더라. 배우에게 많이 열어주신다. 과자를 떨어뜨리고 한 발로 그걸 끌어서 가방에 넣는 장면이 있다. 위트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아 머리를 맞대고 만든 장면이다.“
Q. 곧 연극무대에 다시 오른다. 연극을 꾸준히 계속 하는 이유가 있는지.
▶김선호: ”제가 거기서 연기를 시작했다. 좋아하는 배우, 존경하는 배우가 다 그쪽에 있었다. 무대를 동경하는 마음이 있다. 그때 배운 연기가 지금 이런 작품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도 그렇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이렇게나마 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선배가 있어 따라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기는 처음 시도가 어렵다.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 그 분들을 정말 존경한다.“
** 김선호의 새 연극 <비밀통로>는 내달 13일부터 NOL 씨어터 대학로에서 공연된다 **)
홍작가(홍정은·홍미란)가 대본을, 유영은 피디가 연출을 맡은 넷플릭스 12부작 오리지널 <이 사랑 통역되나요>는 지난 16일 공개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