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라이드
고교 졸업을 앞두고 태국 송끄란 축제를 꿈꿨던 이들의 계획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된다. 하지만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 도진의 제안으로 마침내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영화는 이병헌 감독의 <스물>을 연상시키는 유쾌한 소동극으로 시작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남대중 감독 특유의 진한 드라마가 배어 나온다. 학생 시절의 무모했던 용기와 대비되는 사회인의 고단한 삶, 그리고 여전히 알을 깨지 못한 친구를 위해 감행하는 '대책 없는 바보짓'은 관객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흥미로운 지점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성인기까지를 같은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다는 점이다. 이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우정의 본질을 천연덕스럽게 보여주는 장치가 된다. 엉망진창인 해외 여행기 속에 툭 던져지는 한선화의 대사들은 보이지 않던 친구의 옛 사연과 연결되며 예상치 못한 감동을 끌어낸다. 코미디로 시작해 영원한 우정의 확인으로 귀결되는 전개는 관객으로 하여금 웃음 뒤에 숨겨진 인생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한다.
배우들의 앙상블 또한 훌륭하다. 강하늘이 중심을 잡고 김영광이 인물의 깊이를 더하며, 차은우는 히든카드로 활약한다. 감독의 데뷔작 <위대한 소원>의 영제 'The Last Ride'를 변주한 듯한 이번 작품은, 청춘의 특별한 목적지를 향해 좌충우돌하는 그들의 여정을 통해 인생이란 결국 함께 달리는 것임을 역설한다. 낄낄대며 웃다가도 문득 곁에 있는 친구의 손을 잡고 싶게 만드는 따뜻한 휴먼 코미디다. (박재환영화리뷰.800자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