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니아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리메이크한 <부고니아>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부문에 공식 초청되었다. <부고니아>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설을 믿는 두 청년이, 대기업 CEO ‘미셸’이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1일(일)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진행된 <부고니아> 스페셜 토크에는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과 이제훈 배우, 그리고 <부고니아>의 리메이크를 총괄한 CJ ENM 고경범 글로벌 프로젝트 담당과 함께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극장을 가득 채운 객석 앞에서 장준환 감독은 “20여 년 전에 고민하면서 힘들게 만들었던 이 이야기가 태평양을 건너 재탄생됐다는 것만으로도 저한텐 떨림과 스릴이 있다. 외계인한테 DNA 조작을 받고 다시 태어난 <지구를 지켜라!>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라는 소감을 전했다. <지구를 지켜라!>를 인생 영화로 꼽은 이제훈은 “저에게 <지구를 지켜라!>는 가히 충격에 충격을 남겨서 계속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작품으로 남아있다. <부고니아>가 원작이 주는 커다란 힘을 잘 계승해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영화를 본 감상을 전했다. 고경범 글로벌 프로젝트 담당은 “<지구를 지켜라!>를 지금 전 세계에 선보이면 묘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고 이 아이디어가 가지고 있는 힘이 에너지를 내뿜으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라고 리메이크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부고니아
윌 트레이시 작가의 각본에 대해 장준환 감독은 “다른 분이 다른 시각으로 소화해 세상에 내놓으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강렬한 개성을 갖고 있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맡는다고 했을 때 흥분되고 흥미로웠다”라고 밝혀 새로운 제작진과 배우들로 재탄생한 <부고니아>에 기대감을 더한다.
이제훈은 “엠마 스톤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연기로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들었다. 제시 플레먼스 배우는 ‘병구’의 캐릭터를 ‘테디’라는 이름으로 연기하면서 원작을 어떻게 승화시킬지 연구하고 연기한 것 같았다”라고, 장준환 감독은 “‘강사장’의 성별을 바꾸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강렬한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겠다 생각했고 기대했던 효과가 엠마 스톤을 통해서 나올 때 진짜 짜릿했다. 어떻게 저렇게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낼 수 있을까 놀라웠고, 제시 플레먼스는 가녀리면서도 ‘병구’와 비슷한 듯 섬세한 감정들을 조금씩 써가면서 연기하는 듯한 느낌이었다”라고 극찬하며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기대하게 만든다.
<부고니아> 속 상황과 정서의 언밸런스를 보여주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개성 강한 음악에 대해 장준환 감독은 “최근에 본 영화 중 이렇게 음악이 독특하고 시너지를 발휘하게 되는 음악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이제훈은 “음악이 주는 요소가 적절히 배치되어서 영화가 주는 기이한 부분이 잘 표현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장준환 감독은 “다시 재탄생해서 부산에서 새롭게 관객들과 만나게 된 이 자리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제훈은 “<부고니아>가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고 동시에 <지구를 지켜라!>도 다시 얘기하고 꺼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 좋겠다”, 고경범 글로벌 프로젝트 담당은 “CJ ENM도 할리우드에서 제2의 <부고니아> 같은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계속 준비하고 있다. 이런 영화가 좋은 성과를 만들고, 한국 영화가 갖고 있는 잠재력이 더욱 발휘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고니아
<부고니아>는 <지구를 지켜라!>의 투자 배급사인 CJ ENM이 기획,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 <패스트 라이브즈>에 이어 세계 관객을 만나는 한국영화 산업의 새로운 여정을 개척하는 영화기도 하다. <부고니아>는 11월 한국에서 개봉한다.
[사진=CJ EN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