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 기자회견 현장
1970년 3월 31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후쿠오카 공항으로 향하던 일본항공 여객기가 공중납치(하이재킹) 당한다. 공산주의 혁명을 꿈꾸는 '적군파'(赤軍派)에 의해 벌어진 사건이다. 이른바 '요도호 납치사건'으로 불린다. 납치범들은 다짜고짜 평양으로 날아갈 것을 요구했다. 결국 그 비행기는 이타즈케 공항에서 연료를 한 차례 보급한 뒤 기수를 서쪽으로 돌린다. 그런데, 이 여객기는 한국측 관제사의 무선에 따라 김포공항에 도착한다. 그들은 그곳이 평양공항인 줄 안다. 실제 벌어진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어졌다. 변성현 감독의 블랙코미디 <굿뉴스>이다.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기자회견실에서는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 홍경, 야마타 타카유키 배우가 참석한 가운데 <굿뉴스> 기자회견이 열렸다. 넷플릭스 작품 <굿뉴스>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거장 감독의 신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인션 작품으로 공개되었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과 <킹메이커>,<길복순>의 변성현 감독은 "부산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된 작품 감독들의 면면을 보니 내가 여기 끼면 안 될 거 같아 송구스러우면서도 자랑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굿뉴스>는 실화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과정을 창작했다. 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자체가 코미디 같았다. 블랙코미디라는 것은 단순히 재미를 주는 게 아니라 날카로움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70년대 벌어진 일이지만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것, 현시대에도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소재로 삼게 됐다”고 밝혔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비행기를 한국의 김포로 향하게 하는 정체불명의 인물 '아무개'를 연기한 설경구는 "극중 다른 배역들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했는데 '아무개'는 감독님이 창조해 던져놓은 느낌의 인물이다. 극에서 빠져나와 카메라 렌즈를 보면서 대사하는 연극적인 부분도 있다. 과장된 연기 등 감독님이 지휘하는 방향에 맞춰갔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에 대해 변 감독은 "그렇게 연출하는 것이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맞닿아있는 설정이었다. 몰입감보다 거리감을 주고자 했다."며 "관객들이 이 소동을 지켜보기 바란다."
홍경은 납치된 일본 여객기의 기수를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공군 중위 서고명을 연기한다. "서고명은 실존 인물을 토대로 했지만 영화는 감독님이 상상력으로 풀어내신 픽션이다. 감독님이 써놓은 인물을 표현하는 자유로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경은 이번 작품에서 영어와 일어도 구사한다. 변 감독은 “홍경은 대사를 그냥 외우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공부하더라. 그 열정에 되게 놀랐다”고 말했고, 홍경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다. 그 시간에 비례하지 못한 것 같아 낯간지럽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변 감독과 설경구는 이번 영화가 네 번째 함께 하는 작품이다. 설경구는 "그래서 더 고민스러웠다. 관객들이 부담스러워 하실 거 같았다. 처음엔 변 감독 스타일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그 후 재미를 많이 느꼈다. 이번 영화처럼 스케일이 큰 영화에서 어떤 스타일을 보여줄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다”며 "‘불한당’ 때는 저를 ‘빳빳하게 펴겠다’고 했는데 이번엔 다시 ‘구겨버리겠다’고 했다. 어떻게든 저를 변화시키려고 애써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 감독은 ""그냥 선배를 좋아한다. 배우로서도 좋아하고 형님으로서, 선배님으로서도 좋아한다. 그냥 되게 좋아한다”고 애정을 표했다.
기자회견장 밖에서는 '굿뉴스' 프로모션이 펼쳐졌다
일본배우 야마다 타카유키는 한국으로 급파된 일본 운수정무차관을 연기한다. "내가 연기한 인물은 실존인물이다. 나름대로 조사하고 알아보고 현장에 들어갔지만 현장에서는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하고 의견을 나눴다. 사실적인 모습에 다가가기보다 감독님이 창작한 극 중 캐릭터에 집중하는 식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한국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언어는 문화다. 그대로 옮긴다고 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어떤 표현이 좋을지 의견을 내면서 진행했다. 이번에도 여러 시도를 해보면서 배울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영화의전당 BIFF 야외무대에서 변성현 감독, 설경구, 홍경, 야마다 타카유키가 참석한 가운데 <굿뉴스> 오픈토크 행사가 진행되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관객을 만난 ‘굿뉴스’는 내달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