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취임 사흘 만에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박물관장을 맡은 소회를 밝혔다.
유홍준(76)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박물관장을 맡은 소회를 밝혔다.
유 관장은 2004년 참여정부에서 문화재청장(현 국가유산청장)을 지냈고 제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서 ‘K문화강국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었던 그가 박물관장(차관급)을 맡은 것이 더 주목받았다. 이에 대해 유 관장은 “나로서는 (문체부) 장관보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더 중요하며 내 능력에 맞다고 생각한다”며 소설가 황석영이 보낸 문자 메시지 '일이 맞춤하고 격이 맞다고 생각함’을 읽어주었다.
이날 기자들 앞에서 유홍준 관장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등 자신의 베스트셀러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며 “그동안은 글로 서술한 한국 미술사 책으로 독자와 만났다면, 이제 유물로 이야기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로 국민과 만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 관장은 “1980년대 미국과 영국, 프랑스를 순회한 ‘한국미술 오천년’ 전시는 한국 미술이 서구권에서 인정받는 큰 계기가 됐다”며 “‘K팝 데몬 헌터스’ 등 한국 대중문화가 전 세계적 붐을 일으키는 지금, 문화강국의 실체와 저력을 보여주는 블록버스터급 전시를 기획 중”이라고 소개했다.
유 관장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의 현안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2005년 용산에 박물관을 개관할 당시만 해도 연관 관람객 100만 명은 꿈의 숫자였는데 지금은 연간 400만 명이 찾아온다. 식당, 주차 시설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지만 시설을 확충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주말이 아닌 평일, 수요일 야간 개관을 적극 활용해 방문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무료 입장인 지금의 방식에 대해 “해외 대부분의 박물관이 유료이다. 천원이라도 유료 입장을 하게 되면 관람 태도가 달라진다.”며 “하지만 무료가 일상화된 지금 입장료를 받게 되면 국민적 저항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는 국민 동의를 받아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유홍준 신임 중앙박물관장은 지난 21일 취임식에서 "국립박물관은 기본적으로 국가의 문화재를 보존 관리하면서 그 가치를 연구하고 전시를 통해 이를 세상에 알리며, 안으로는 국민들에게 우리 문화재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밖으로는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며 "대한민국 문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자랑스러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일하게 된 것을 더없는 영광"이라고 '선수'로 뛰게 된 소감을 전했다.
한편 유홍준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장 취임 후 첫 대외행사로 이달 25일부터 상설전시관 기증 1실에서 선보이는 광복 80주년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관련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이 기증한 '고대 그리스 청동 투구'와 금메달, 월계관, 우승 상장, 신문 기사 등 총 18건의 유산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사진=중앙국립박물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