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교복시절
지난 해 가을 열렸던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대만 영화 <우리들의 교복시절>(원제:夜校女生)이 한국에서 정식 개봉된다. 개봉을 앞두고 감독과 배우가 서울을 찾아 홍보활동을 펼쳤다. 지난 10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우리들의 교복시절’ 시사회에는 좡징션(장경신) 감독과 배우 천엔페이(전연비), 샹제루(항첩여), 추이타이(구이태) 배우와 프로듀서 탕자이양(당재양)이 참석했다.
‘우리들의 교복시절’은 1997년 고등학교에 진학한 천옌페이의 학교생활, 가족관계, 우정, 그리고 대만의 한 시절을 아기자기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다룬다. 진연비는 성적이 모자라 명문여고에 진학하지 못한다. 딸의 장래를 걱정하는 엄마의 성화에 명문여고 야간반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 학교에서 주간반 학생 항첩여와 연이 닿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에 인근 학교의 멋진 남학생 구이태가 끼어든다. 이제 대만 여고생의 파란만장한 성장담이 펼쳐진다. 영화 상영 뒤, 대만 영화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우리들의 교복시절
부산영화제 때 부산을 방문했던 좡징션(莊景燊) 감독은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말을 건네 뒤 “”서울은 처음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영화와 감독 배우들이 있는 한국에 와서, 이렇게 영화로 교류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너무 감동 받았었다. 제가 학교 다닐 때의 대만의 사회적 분위기, 학업 스트레스, 가족 간의 미묘한 감정이 잘 담긴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진연비(陳姸霏)는 “저도 서울은 처음이다. 제가 연기한 인물(小愛, 샤오아이)은 굉장히 모순적인 면을 갖고 있다. 엄마와 친구를 사랑하지만, 친구에게도 그 비밀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다. 그런 모순적이고 반항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려웠다.”며 “저 자신도 모순적인 면이 있는 사람 같아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샤오아이를 연기하는 것이 힘들었다. 특징이 도드라진 인물이 아니다. 그런 아이가 왜 이렇게 모순적인 모습을 보일까 고민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관객들 반응이 너무나 열정적이라 눈물을 흘렸다. 그 때 한국 관객들이 좋은 질문을 많이 해줘서 감동 받았었다.”고 덧붙였다.
우리들의 교복시절
명문여고 주간반 학생 민민(敏敏)을 연기한 항첩여(項婕如)는 “한국에는 다섯 번째 온 것이다. 영화 때문에 온 것은 처음이다. 부산영화제때는 다른 일정으로 오지 못했었다. 한국에는 맛있는 것이 너무 많아서 매번 뚱뚱해져서 돌아간다”고 말문을 열었다. ”민은 내적으로 불안감을 느끼지만 쿨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자 하는 모순적인 면이 있다. 샤오아이를 아끼면서도 솔직하게 대하지 못하는 인물이다“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두 여자 사이에 낀 남학생 루커(路克)를 연기한 구이태(邱以太)는 “작년에 부산영화제에 왔었는데 다시 한국에 와서 기쁘다. 맛있는 것과 쇼핑하는 걸 좋아해서 한국에 오는 게 좋다. 부산에 가기 전에 긴장했었는데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에 마음이 놓였었다. 루커는 똑똑한 학생이다. 보수적인 사회, 가정 환경에서도 루커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성공을 찾아가는 인물이다.”
우리들의 교복시절
탕자이양(唐在揚) 프로듀서는 "40~50년 전 대만은 많은 학생들에게 학업의 기회를 주기 위해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주간반과 야간반을 따로 만들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주간반은 진짜고 야간반은 가짜라는 그런 느낌을 많이 주게 됐다, 그런 이야기가 한국에서도 공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국가들의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가 굉장히 큰 편이다. 좋은 학교, 안 좋은 학교를 구분하고, 소위 명문학교에 가기 위해 미친 듯이 공부한다, 한국 학생들도 그럴 것이다. 충분히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며 영화 설정에 대해 소개했다.
우리들의 교복시절
영화에는 1999년 발생한 ‘921대지진’ 이야기가 잠깐 등장한다. 좡징션 감독은 “그 지진은 대만 사람에게는 절대 잊지 못하는 무서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생사의 갈림길을 오간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것이라 절대 피할 수가 없는 대사건이다. 그 지진을 겪으면서 대만 사회가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만 결국 고난에서 헤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고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큰 사건을 겪으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게 되며, 삶에 대한 희망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대만 영화 <우리들의 교복시절>은 지난 11일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에무필름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