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오
<엘리오>는 '토이 스토리'와 '인 아웃', '코코' 등 걸작 애니메이션을 만든 픽사의 최신 작품이다. 미국의 한 소년이 '지구에서의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애타게 '우주로의 픽업'을 원하다가 마침내 외계인의 UFO로 ‘빔업’되어 우주적 모험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부모를 여읜 소년 엘리오는 캘리포니아 해안 기지에서 우주쓰레기를 감시하는 공군소령인 고모 올가의 집에 살고 있다. 항상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외계인에게 납치당해 지구를 떠나고 싶어하는 엘리오는 항공우주박물관에서 본 보이저 우주선의 활약에 매료된다. 그리고 고모의 사무실에서 우주로 보내는 메시지에 자신을 데려가라는 메시지를 전 우주로 발신하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광활한 우주에서 그 메시지를 캐치한 외계인이 UFO로 날아와서는 엘리오를 코뮤니버스로 데려간다. 엘리오는 '지구 대표'로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이들의 목적은 우주를 위협하는 악당 그리곤에 대적하라는 것이다. '지구 대표'가 된 엘리오는 '전멸의 위기'에 놓친 상황에서 그리곤의 아들 글라돈과 함께 전 우주를 아우르는 외교전을 펼치게 된다.
엘리오는 처음 <코코>의 아드리안 몰리나가 감독을, 메리 앨리스 드럼이 프로듀싱을 맡기로 하고 진행되었다. 몰리나는 이 영화가 ‘우주에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면?’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소외된 아이의 성장 이야기’로 구상했다. 이후 몰리나는 <코코2>를 위해 빠지고 <메이의 새빨간 비밀>의 도미 시 감독과 이 영화의 스토리보드를 작업했던 매들린 샤라피안이 새로운 감독으로 합류했다.
<엘리오>에는 할리우드의 레전드 영화들 장면이 다수 등장한다. 엘리오가 악당 친구들에게 쫓겨 도망가는 장면을 포함하여 <이.티>에서의 설정이 다수 출연하고, 외계인과의 접촉은 <클로즈 인카운트: 제 3종과의 조우>를 오마쥬한다. 그리고 틈틈이 <에일리언>이나 <괴물> 같은 공포SF도 있고, 하다못해 ‘터미네이터2’의 “아스타 라 비스타” 장면도 나온다.
엘리오
<엘리오>에 등장하는 보이저 우주선은 1977년 우주로 쏘아올린 ‘지구홍보 탐사선’이었다. 그 탐사선에 실린 금제음반(Voyager Golden Record)에는 지구상의 생명체와 문화의 다양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소리와 사진이 기록되어 있다. 영화에서는 몇 차례 '일본어'가 들리는데 이 음반에는 한국어 "안녕하세요" 등 55개의 지구 언어가 실려 있다. 보이저1호는 1990년 명왕성 궤도를 통과하고, 2003년 태양계를 벗어나서 저 먼 우주를 유랑하고 있다. NASA가 계산하기로는 (지구시간으로) 4만년 정도 더 떠돌면 다른 항성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 때까지 가루가 되어 있지 않다면, 지성과 감성, 호기심을 가진 외계생명체가 발견한다면 굉장히 감동스러운 '외계인과의 접촉'이 될 것이다. 이건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말한 "이 넓은 우주에 우리만 있을까요?"의 픽사 버전인 것이다. 그런 지적 호기심과 할리우드의 상상력이 <컨택트>(Arrival,드니 빌뇌브)나 이런 작품을 만들었으리라. 물론, 좀 더 다크한 상상력이라면 "빌런은 지구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우주에 더 많이 늘렸다"는 것이다. (에일리언 같은!)
<엘리오>는 참신한 설정을 익숙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며 픽사와 디즈니의 전통을 다시 한 번 살려낸다. 기본적으로 외로움과 상실의 아픔을 가진 주인공이 ‘종’(種)과 ‘차원’을 달리하는 공간에서 판타스틱한 모험을 하며 우정도 얻고, 가족애도 살린다는 것이다. 결국 엘리오와 올가의 관계는 회복될 것이고, 우주 저 너머의 존재와도 인연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짧은 이스트에그)
외로운 소년이여, 우주를 보라, HAM을 배워라!
▶엘리오 (원제: Elio) ▶감독: 매들린 샤라피안, 도미 시, 아드리안 몰리나 ▶출연: 요나스 키브레압(엘리오), 조이 살다나(올가), 레미 에저리(글로든), 브래드 개릿(그리곤) ▶음악:롭 시몬센 ▶제작사:픽사 ▶배급사: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개봉:2025년 6월18일/98분/전체관람가